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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이슈+] 키리졸브·독수리·UFG 종료…연합훈련 없는 방위태세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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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軍 당국, 키 리졸브‧독수리 훈련‧UFG 종료 결정
19-1 동맹‧19-2 동맹 등으로 명칭 변경…규모‧훈련방법 변화
軍 "방위태세 문제없다"...일각선 ‘현대전 대비 우려’ 목소리도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한미 군 당국이 키 리졸브(Key Resolve) 연습, 독수리 훈련(Foal Eagle),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 3대 한미연합훈련의 종료를 최종 결정했다.

이에 대해 군은 “한반도 비핵화 등 양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로, 새 한미 연합지휘소연습 등을 통해 방위태세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미 동맹에 금이 가고 있다”, “현대전(戰) 대비에 차질을 빚는 등 안보가 심각하게 우려된다”며 비판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정경두 국방부장관 pangbin@newspim.com

◆ 2차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축소‧유예설(設) 제기…결국 종료 결정

한미 양국은 매년 봄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함께 실시해 왔다. 키 리졸브 연습은 한미연합사령부가 한반도 유사시에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미군을 추가로 투입시킬 경우를 대비해 신속하게 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숙달하기 위해 실시하는 훈련이다.

독수리 훈련은 적군의 후방지역 침투에 대비해 우리 군과 주한미군이 실시하는 연례 야외기동훈련으로, 연대 및 대대급 이하를 중심으로 소규모 병력이 참가해 실시되는 훈련이다.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은 우리 정부가 실시하는 ‘을지연습(U)’과 전구(戰區)급(한반도 전 구역을 지칭) 지휘소훈련인 ‘프리덤가디언(FG) 훈련’을 함께 지칭해서 부르는 것으로, 한반도 우발상황 발생 시 한·미 연합군의 협조절차 등을 숙지하는 한·미 합동 군사연습을 말한다.

UFG 연습의 경우, 매년 8월 한미연합군사령부 주도로 이뤄졌으나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이들 3개 훈련은 그 동안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축소, 유예 등 여러 가지 설이 제기됐으나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패트릭 샤나한 미국 국방부장관 대행은 지난 2일 저녁 약 40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이들 3개 연습‧훈련의 종료를 최종 결정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 같은 결정은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건의한 ‘연합연습 및 훈련에 대한 동맹의 결정’을 검토하고 승인한 결과다.

독수리 훈련이 이뤄지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미 軍 당국 “연대급 이상 훈련은 각각…시스템 발달로 정보 교류 문제없어”
    軍 “규모 축소 우려? 기간 줄어들어도 훈련 문제없이 진행 중”

한미 군 당국은 “키 리졸브, 독수리, 을지프리덤가디언 등의 명칭을 쓰지 않는 것일 뿐, 다른 방식의 연습 및 훈련을 통해 연합방위태세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우선 지난 4일부터 키 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함께 조정한 ‘동맹(Alliance) 연습’이 실시되고 있다.

오는 12일까지 이어질 예정인 이 연습은 새로운 한미 연합지휘소연습으로, ‘19-1 동맹 연습’이라는 이름으로도 부른다.

박한기 합참의장과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동맹 연습에 대해 “전략, 작전, 전술적인 분야에 중점을 두고 한반도에서의 전반적인 군사작전을 훈련해보는 연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9-1 동맹 연습은 기존 키 리졸브 연습과 기간, 방법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키 리졸브 연습은 1부와 2부로 나눠 14일가량 진행됐는데, 19-1 동맹 연습은 키 리졸브 연습의 절반 정도인 7일 동안 실시된다.

또 기존에 키 리졸브 연습에서 해 온 반격 연습은 훈련 기간에 모의 전술훈련 등을 통해 점검하는 정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수리 훈련은 대대급 이하로 규모를 축소해 연중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미 양국이 연대급 이상 대규모 훈련은 각각 실시하는 것으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독수리 훈련의 일환으로 매년 봄 실시됐던 한미 연합 연대급 해병대 상륙훈련인 쌍용 훈련 역시 올해는 한국 해병대 단독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측 한 개 연대씩 참여한다는 의미로 쌍용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훈련은 지난 2012년부터 실시됐다. 홀수 해에는 한국군 중심으로, 짝수 해에는 미군 중심으로 열린다. 한국군이 중심이 돼서 훈련을 할 때는 케이맵(KEMP‧Korea Marine Exercise Program)이라고 부른다.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은 여기서 우리 정부가 실시하는 을지연습을 따로 떼서 한국군 단독 지휘소 연습인 태극연습과 연계한 ‘을지태극연습’으로 재탄생한다.

오는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진행될 예정으로 국방부는 이 연습에 대해 “민‧관‧군이 함께 하는 새로운 형태의 훈련 모델로, ‘19-2 동맹연습’이라고도 지칭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을지연습과 분리된 프리덤가디언 연습은 하반기 중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을 위해 실시되는 기초능력운용평가(IOC)와 함께 진행된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기간에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군과 미국군들.[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미 군 당국 "어떠한 안보 도전이 있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할 것"

한미 양국 국방장관은 지난 2일 전화통화에서 새로운 형태의 한미연합지휘소연습을 통해 안보 대비태세와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양 장관은 “한미 양국 국방장관은 (연습‧훈련 종료 후에) 어떠한 안보 도전이 있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한미 연합군의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보장해 나간다는 안보 공약을 재확인했다”며 “이를 위해 새로이 마련된 연합 지휘소 연습과 조정된 야외기동훈련 방식을 통해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특히 “연대급 훈련을 같이 하다가 따로 하는 부분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전혀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예전에는 연동 시스템이 미비해 (한미 양국이) 같이 훈련을 했어야 했던 것이고 지금은 연동체계라든지 시뮬레이션 등이 굉장히 발전해서 따로 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따로 훈련을 하더라도 정보 교류나 상황 변화를 체크(점검)하면서 예전에 함께 훈련을 했던 것과 거의 유사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독수리 훈련의 경우 기존에 4~5월에 한꺼번에 몰아서 했지만 지금은 1년 내내 펼쳐서 하고 있는 것이고, 지금도 하고 있다”며 “서로 간 훈련을 지속하며 정보도 계속 주고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설되는 연습‧훈련 등이) 기존에 진행됐던 것과 규모와 기간 면에서 다소 변동이 있지만, 기간이 줄어든다 하더라도 우리가 실시하고 있는 훈련이나 연습에 대한 부분들은 전혀 이상이 없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목표를 다루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 김근철 기자 = 정경두 국방장관(왼쪽)과 제임스 매티스 전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2018년 10월 31일(현지시간)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를 갖기 위해 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펜타곤(국방부 청사)으로 들어가고 있다.

◆ 3대 한미연합훈련 종료에 예비역 장성 분노 “대한민국 안보 및 동맹 보루 허무는 일”
    군사 전문가 “한미 연대급 이상 훈련 각개 진행…현대전 대비에 차질 빚을 것”

한미 양국은 연습‧훈련 형태의 변화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등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한 양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 장관은 지난 2일 통화에서 연습‧훈련 조정에 대한 동맹의 결정이 긴장을 완화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양국의 기대가 반영된 조치임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연습‧훈련 조정에 대해 “한반도 안보를 심각하게 해치는 조치다”, “한미동맹의 약화가 우려된다”며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3월 중 실시 예정이던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을 축소, 중단한다는 한미 양국의 결정은 대한민국의 안보와 동맹의 보루를 허무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이어 “하노이에서의 2차 미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핵포기 의사가 없다는 것이 재확인된 상황에서 맞지 않는 처사”라며 “트럼프 행정부와 협의해 연합방위태세의 핵심인 연합훈련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야 할 청와대와 국방부가 북한의 간계에 빠져 동맹의 근간을 허무는 결정을 내린 것은 심히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 단체는 그러면서 “(연합)훈련 없는 연합방위태세라는 것은 허수아비 동맹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한미 양국이 변화된 연습‧훈련 형태에 따라 연대급 이상의 대규모 훈련을 각각 하게 되면 현대전 대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미 양국이 함께 하는 대규모 지휘소 연습이 이뤄지지 않으면 주한미군이 한반도 전 구역에서 이뤄지는 전투에 대해 보다 미흡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방‧안보 전문가인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명칭 변경 같은 것은 사실 부수적인 문제고, 문제는 현대전 대비”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현대전은 모든 부대 단위, 전투원 하나하나가 전부 유기적으로 네트워킹을 하면서 전쟁을 하는 것인데, 독수리 훈련 등 한미연합훈련을 소규모로 변경해서 하게 되면 전술을 정비하는 정도는 할 수 있어도 상급 혹은 인접 대대, 그리고 타군과의 네트워킹은 힘들어져서 현대전 대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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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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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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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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