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천식 피해자 "옥시, 피해자에 배상·사과해야" 촉구
피해자, 6일 서울중앙지법에 옥시 상대 손배소 제기
정부, 2017년 가습기살균제 피해유형 천식 질환도 인정
피해자 "옥시, 천식 피해자 외면...같은 비극 되풀이되지 않아야"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 천식 질환을 앓게 된 피해자들이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는 7일 오전 옥시 본사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 투(Two) IFC 빌딩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는 피해자에게 배상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옥시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장을 제출했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 6명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천식 질환을 인정받은 피해자들이다. 정부는 그동안 폐질환에 대해서만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인정했지만 2017년부터 천식 질환도 인정했다. 이들은 천식 피해자는 폐질환 피해자들과 달리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가습기넷 측은 “피해자들은 1999년부터 2009년 사이에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등 가습기 살균제를 써서 천식 등의 건강상 피해를 입었다”며 “오랜 기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어 정신적·경제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여년의 치료에도 완치된다는 보장 없이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옥시는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알고도 소비자에게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홍보·판매해 '영리적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옥시는 책임 있는 사과나 배상은커녕 폐질환이 아닌 다른 질환을 겪는 피해자는 외면했다”며 “다시는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소송 취지를 설명했다.
7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서울 영등포구 투(Two) IFC 빌딩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는 천식 피해자들에게 배상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9.03.07. sun90@newspim.com |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옥시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산소공급기를 24시간 착용하는 조순미씨는 “문재인 대통령은 피해자의 억울함이 없는 치료와 그에 맞는 보상을 지시했지만, 기타 기관들은 손발이 맞지 않아 답답함을 야기했다”며 “부디 이 소송이 정의를 위해 잘 판단되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아들과 함께 피해를 입은 박수진씨도 “국가는 조속히 (가습기 살균제) 피해 질환을 확대 인정하고, 옥시는 피해자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신현우 옥시 전 대표이사와 김진구 전 옥시 연구소장은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 등 제품에 들어간 독성화학물질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닌)’에 대한 안전성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고 판매해 소비자를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로 재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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