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주 MSCI 편입 비중 확대도 투심에 악재
전문가들 “당분간 지수 방향성 주목” 전망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연고점을 경신하던 코스피가 잇단 악재에 부딪치며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2주 만에 상승분을 대부분 소진한 채 2200선 밑으로 밀려나 3월 증시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북미 담판 결렬에 따른 후폭풍과 MSCI지수내 중국 A주 편입비중 확대,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 등 호재와 악재가 맞물리면서 3월 첫째주(4일~8일)증시 변동성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18.02.28. [사진=뉴스핌 로이터] |
지난 달 25일 2241.13으로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지수는 주중 완만한 상승세를 그렸다. 27일에는 2234.79로 거래를 종료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2월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했다. 기대를 모았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공동선언문조차 만들어내지 못한 채 결렬되면서 시장에 충격을 준 것이다.
장중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던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오찬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급락세로 돌아섰다. 변동성이 큰 코스닥은 2.78% 폭락해 730선에 겨우 턱걸이했다.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선 것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주(25일~28일) 3366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28일 253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개인도 1942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주중 5379억원을 순매수해 대조를 보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D램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는 소식이 지수 하락을 촉발했다”며 “여기에 북미 정상 간 합의 불발로 위험 회피심리가 높아지며 낙폭이 크게 확대된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지수제공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중국 A주 편입 비중을 오는 11월까지 20%까지 확대시키로 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MSCI는 지난 달 28일(현지시간) 중국 A주의 시가총액 기준 편입비율은 기존 5%에서 20%까지 확대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투자자금이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며 일부 외국인 이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 편입 비중이 늘어날수록 신흥지수(EM) 내 2위 규모인 한국 시장의 비중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부정적인 수급 영향이 작년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슈들이 이번주(4일~8일)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미 회담에서 기대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서 지수를 견인할 만한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는 “시장에선 종전선언과 같은 큰 호재를 기대했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최근 증시 상장을 이끌었던 바이오·엔터·대북주 가운데 한 축이 무너진 만큼 업종보다는 종목별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다른 정치적 이슈인 미·중 무역협상 추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재까진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북미 회담처럼 의외의 결과가 나올 경우 시장에 미칠 파장을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본부장은 “변동성이 큰 정치적 이슈는 시장이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라며 “북미 회담과 미·중 무역협상은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다른 만큼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