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합의 결렬은 단기악재...미중무역협상 등 변수로"
[서울=뉴스핌] 정경환 전선형 김민수 장봄이 김형락 기자 = 북·미 정상 간 합의 불발과 관련,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악재일 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증시는 오는 3월 예정된 주요 이벤트들을 주시하면서 업종이 아닌 개별 종목별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28일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뜻하지 않은 상황으로 흘러서 주가가 많이 빠졌다"고 했다.
조 센터장은 다만, "하루이틀 정도는 영향을 미치겠지만, 최근 시장이 올라온 가장 큰 이유가 북·미 회담 기대감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28일 코스피가 전날 대비 39.35p(1.76%) 하락한 2195.44로 거래를 마쳤다. [사진=한국거래소] |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부터 베트남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진행,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이날 북·미 정상 간 오찬과 합의문 서명식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장 후반 전해졌고, 이에 국내 증시는 급락했다.
코스피가 전날 대비 39.35p(1.76%) 떨어지며 2195.44로 거래를 마쳤고, 731.25로 마감한 코스닥은 20.91p(2.78%) 빠졌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이 하락한 것은 2월 디램(DRAM)가격 하락에서 촉발됐다"면서 "여기에 북·미 합의 불발로 위험 회피가 심화되면서 낙폭이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남북 경협주가 장 막판 하락하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는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끌었던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대북주들은 테마성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그 한 축인 대북주가 무너지니 다른 테마성 주식도 다같이 무너졌다"고 언급했다.
갑작스런 악재에 급락하긴 했지만, 북미 간 합의 불발이 향후 증시 흐름에 미칠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심효섭 KB자산운용 액티브운용본부장은 "예상 밖의 결과로 시장이 충격을 받았지만, 대북 관련주가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며 "주가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며칠 안에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로이터] |
나아가 이번 북·미 합의 불발은 하루짜리 하락 이슈일 뿐, 그리 큰 의미가 없다고 보기도 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것(북·미 합의 불발)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오늘 북·미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해도 조정국면이 올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다음 달 예정된 주요 이벤트들로 증시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인데, 결과적으로 남북 경협주도 그렇고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그렇고 당분간은 조금 냉각기를 갖지 않을까 싶다"고 봤다.
실제 다음 달에는 굵직한 이벤트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시한이 3월 1일 만료되고, 중순(16~18일)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있으며, 이어 29일은 브렉시트(Brexit) 협상 시한이다.
정 본부장은 "주가가 그간 많이 올라서 지금은 싸다고 얘기하기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오늘 이렇게 되고, 그 뒤에 이벤트들이 쭉 있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으며, 기업실적이나 경제지표들은 좋지 못하다. 그리고 3개월동안 조정다운 조정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향후 투자전략은 업종별 대응보다 개별 종목별 접근이 유효할 전망이다.
이채원 대표는 "당분간 업종별 대응보다는 개별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날 1% 넘게 빠진 코스피는 추가 하락보다 횡보하면서 숨고르기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이어 "업종보다 종목별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다. 펀더멘탈과 성장성이 저평가된 개별 기업에서 투자 기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