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전문가, 북미 협상서 단계적 비핵화 합의 전망
북미 정상, 근본 합의할 수도…김정은 "좋은 결과 생길 것"
"전면적 비핵화 합의할 땐 남북관계 급물살" 관심 집중
[하노이·서울=뉴스핌] 특별취재단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두 정상의 합의 수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외신과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전체에 대한 신고와 검증, 폐기를 합의하는 한편 대북제재 해제, 북미관계 정상화를 교환하는 전반적 합의보다는 단계적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공동합의문에 영변 원자로 폐기, 연락사무소 개설, 남북경협 허용, 종전선언 담길 듯
북미가 진행했던 실무협의에서도 비핵화에 대한 근본적 수준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 많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북미 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비핵화 이외의 의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이었지만, 비핵화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협의를 하지 앟았다"고 전했다.
미국 C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7일 환담 및 단독 회담, 만찬에서 부분적인 비핵화 조치 관련 논의가 오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북미 양측이 부분적 비핵화 조치와 북한의 영변 원자로 폐기에 대한 사찰단의 검증과 연락사무소 개설, 남북경협 허용,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과 북한이 단계적인 비핵화를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그동안 북미의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정상 간 결단에 의지하는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는 점에서 두 정상의 직접 결단에 의해 보다 포괄적인 합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메트로폴 호텔에서 진행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일대일 양자회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반응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로이터] |
◆ 트럼프. 이틀 연속 "北,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 지녀" 강조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8일 양국 정상의 전날 만찬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하노이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는 전 세계의 관심과 기대에 맞게 이번 회담에서 포괄적이며 획기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진지하고 심도 있는 의견들을 나눴다"고 전했다. 양 정상이 포괄적이며 획기적인 결과 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보도 내용이 의미심장하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서 "많이 노력해왔고 이제는 보여줄 때가 왔다"며 "훌륭하고 최종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나의 직감으로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길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부터 북한의 경제적 잠재력에 집중해 이번 회담에서 북한 경제와 관련한 중요 합의가 있을 것임을 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만찬에 이어 28일 정상회담에서도 "김 위원장과 북한에 앞으로 밝은 날이 펼쳐질 것"이라며 "엄청나게 경제적인 잠재력을 지녔다고 본다"고 역설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속도가 중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로 출발하기 전 3차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한 바도 있어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지난해 6.12 북미정상회담보다 진전된 수준의 합의를 통해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되 근본적인 비핵화와 제재 해체는 뒤로 미룰 가능성도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마무리되면 합의 결과에 따라 한반도 주변 구조가 근원적인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정상이 종전선언과 남북 경협에서 발전된 합의를 이룬다면 남북은 지난 70년 동안 왕래는커녕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던 과거에서 평화와 공존, 공동 번영의 미래로 나갈 수 있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세기의 담판 결과를 발표하는 이날 오후 하노이 공동선언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채송무 기자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