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이달 7일부터 3주간 세종청사 이전
"버티다 못해 내려온다"…곱지 않은 시선 팽배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행정안전부가 70여년간의 광화문 시대를 끝내고 세종에 둥지를 튼다.
행안부는 17개 정부부처 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함께 세종청사 이전을 미루고 있던 정부 부처다. 과천에 위치한 과기부는 올해 하반기 세종청사 이전을 계획 중이고, 중기부도 이르면 올해 안에 세종으로의 이전이 유력시 되고 있다.
행안부 이전은 지난 7일 시작됐으며, 최종 완료까지는 약 3주가 걸릴 전망이다. 세종청사로 옮기게 될 행안부 직원은 서울청사와 세종시 내 임차청사에서 근무하는 1400여명이다. 정부세종2청사(별관)에 우선 입주하고, 청사 인근 민간 건물도 임시로 사용할 계획이다.
다만 장관실과 대변인실은 업무 효율성을 고려해 재난안전관리본부가 위치한 별도 건물에 마련된다. 장관실이 있는 곳이 본관, 실무를 담당하는 실·국·과는 별관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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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인근에 위치한 행정안전부 별관 [사진=뉴스핌DB] |
행안부 세종 이전은 이미 이전을 완료한 정부세종청사 직원들 사이에서 입방아처럼 오르내린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끝까지 버티더니 결국 내려온다"며 행안부 이전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다. 또 다른 직원들은 "세종 이전에 따른 불편함을 행안부 직원들이 직접 경험해봐야 한다"며 불만을 털어놓기도 한다.
세종청사 직원들 사이에 퍼져있는 행안부 따돌림 현상은 행안부가 전부처의 인력과 조직을 담당하는 주무부처기 때문이다. 행안부는 국가안전 뿐만 아니라 각 부처들의 조직을 늘리고 줄이고 하는 행정부의 역할도 담당한다. 결국 공무원들의 목줄을 쥐고 있는 셈이다.
2012년 말 정부부처들의 세종 이전 당시, 공무원들 사이에선 과연 부처 중에서도 '갑(甲)중의 갑'인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가 과연 세종행을 택할지 여부가 안줏거리였다. 기재부는 정부 예산을 담당하고 행정안전부는 인력과 조직을 담당하기에 각각 과천과 서울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한 이야기도 돌았다.
하지만 기재부가 2012년 12월 타부처들과 함께 세종 이전을 시작하자 행안부의 힘은 더욱 막강해졌고, 반대로 기재부의 존재감은 줄어들었다. 정부부처 공무원들 사이에선 "기재부보다 행안부가 갑"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이번 행안부의 세종이전은 각 부처들이 정부세종청사 이전을 추진한지 정확히 6년만이다. 이미 이전을 마친 직원들은 그동안 서울을 수없이 오르내리며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과장급 이상 직원들은 왠만한 업무가 서울에서 이뤄지다보니 세종과 서울을 밥먹듯 오고 갔다. 청와대와 국회의사당, 대법원 등 입법·사법부가 아직까지 서울에 위치해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동안 불편함을 겪었던 세종청사 직원들 사이에선 행안부의 이전을 달갑지 않게 보는 이들이 많다. 정확하게는 '벼르고 있다'고 표현하는게 맞을 수 있다.
행안부 직원들도 이를 어느정도 감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오히려 모르는게 더 이상할 수도 있다. 행안부 세종 이전으로 세종청사에 또 다시 미묘한 긴장감이 맴돈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