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적 금리 인상’ 문구 삭제
보유 자산 축소 가이던스도 ‘유연성’ 강조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융시장의 지배적인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통화정책에 인내심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보유 자산 정상화 과정에서도 더 유연성을 갖고 경제 여건에 맞춰 대응하기로 했다.
연준은 30일(현지시간)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2.25~2.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결정은 FOMC 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위원회는 특히 연준이 기준금리의 조정과 관련해 인내심을 갖겠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당분간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연준은 이번 정책 성명서에서 점진적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적인 확장을 지지할 것이라는 문구도 삭제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 파월 “현재 중립금리 범위 안에 있다”
정책 성명서에 따르면 연준은 “세계 경제와 금융 여건과 잠잠한 물가 압력을 감안해 위원회는 이 같은 결과를 지지하기 위해 어떤 연방기금금리의 목표 범위 조정이 적합한지 결정하는 데 있어 인내심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 기자회견에서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적정하다”면서 “현재 수준은 중립 범위 안에 있다”고 말했다.
긴축 사이클이 언제 종료되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그것이 다 끝난 후에야 알게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고 기준금리 인상 근거가 약해졌다고도 했다.
연준은 향후 기준금리의 시점과 규모를 정하는 데 있어 연준의 완전 고용 및 2%의 물가 목표 대비 실현되거나 기대되는 경제 여건을 평가하겠다고 설명하고 이 같은 평가에서 고용시장 여건과 물가 압력 및 물가 기대 지표, 금융 및 국제 여건에 대한 정보를 참고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세계 경제 성장과 관련한 내러티브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서부 유럽의 지표를 언급했다.
위원회는 계속된 경제 활동의 확장과 강한 고용시장 여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부합하는 물가가 가능한 결과라고 봤다. 연준은 고용시장이 계속해서 강화했으며 경제 활동도 탄탄한 속도로 확장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세는 대체로 강했으며 실업률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 지출은 강하게 증가했으며 기업들의 고정 투자는 지난해 초 빠른 속도가 둔화했다.
물가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2% 부근에 머물렀다. 다만 연준은 최근 시장 기반의 물가 지표가 낮아졌지만 설문 조사에 기반한 장기 물가 기대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 보유자산에도 ‘유연성’…파월 “향후 회의에서 최적 규모 알아낼 것”
별도의 보고서에서 연준은 경제와 금융 여건의 변화에 맞춰 대차대조표 정상화 완료에 대한 세부사항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연준은 연방기금금리가 달성할 수 있는 것보다 경제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요구할 경우 보유 자산의 규모와 구성을 변경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혀 보유자산과 관련해 유연성 있는 정책을 펼칠 것을 시사했다.
연준은 풍부한 보유액으로 통화정책을 계속해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FOMC가 위기 전 접근했던 것보다 큰 규모의 보유 자산을 가지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열리는 회의에서 연준은 최적의 대차대조표 규모와 언제 축소를 마칠지 알아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자신이 대차대조표 측정치를 실증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외부의 측정치가 대체로 자신의 평가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현재 금융시장은 연준의 보유 자산이 4조 달러에서 3조5000억 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본다.
미국 역사상 최장기를 기록한 35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 일시 중지) 사태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셧다운 여파가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에 나타나겠지만 2분기 대부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