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판매 감소 속 서비스업 부문 주목
애플 정체성 논란…”아직 하드웨어 비중 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애플의 최근 분기 실적을 확인한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상황의 악화는 끝났다며 애플의 서비스 부문 성장세에 주목했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은 애플이 여전히 하드웨어 생산 기업이라며 아이폰 판매 둔화를 우려했다.
30일(현지시간) 전날 실적을 공개한 애플의 주가는 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6분 현재 전날보다 4.18% 오른 161.15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날 애플의 주가 상승에는 애플의 최근 분기 실적이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는 투자자들의 평가가 반영됐다.
전날 애플은 지난해 10~12월 매출이 1년 전보다 4.5% 감소한 843억1000만 달러, 이익도 소폭 감소한 199억7000만 달러라고 밝혔다.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은 519억8000만 달러로 1년 전 611억 달러보다 감소했다.
예상대로 성숙한 스마트폰 시장은 아이폰 매출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애플의 실적에 커다란 타격을 줬다. 울페 리서치의 스티브 밀루노비치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애플은 중년의 위기를 거치고 있다”면서 “아이폰은 성숙했고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폰[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애플의 실적 둔화가 이미 예상됐었고 실적 둔화 폭이 기대보다는 크지 않다는 판단에 일부 전문가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왐시 모한 애널리스트는 “주가는 안도 랠리를 펼칠 수 있다”면서 다만 투자자들은 서비스 매출과 이익의 경로에 대한 근거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의 케이트 허버티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투자자들이 약한 아이폰 수요와 총이윤 위험, 서비스 성장 둔화에 대해 더 나은 감정을 갖게 했다”고 판단했다.
UBS의 팀 애큐리 애널리스트는 “나쁜 소식의 악화는 당분간 끝난 것으로 본다”면서 애플의 목표 주가를 180달러에서 18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애플이 아이폰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애플페이와 애플뮤직 등 서비스 부문을 키우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애플에서는 하드웨어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노버스 트러스트의 댄 모건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CNN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애플은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애플은 핵심 제품 기업으로 남을 것으로 보이며 서비스 부문은 여전히 보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JP모건의 사믹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어제 발표는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함에 따라 매출 성장 동인과 관련한 투자자들의 중기적인 관점에서의 우려를 거의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투자자들이 서비스 기업에 집중하도록 도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의 매출이 부진한 점 역시 계속 투자자들을 불편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대중화권 매출은 1년 전보다 27% 감소한 131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애플의 경쟁자인 중국 화웨이와 샤오미는 현지에서 아이폰보다 낮은 가격에 경쟁 제품을 발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골드만삭스는 “중국과 같은 주요 시장에서 지연된 경제 부진이 지속해 올해 애플의 실적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짐 수바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서비스 기업인가? 아니다, 애플은 애플 제품에 탑재된 훌륭한 서비스를 가지고 있는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제품 기업”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바 애널리스트는 “애플 기기가 없다면 애플의 서비스는 존재하기 어렵다”면서 “애플의 서비스 부문이 향후 몇 년간 50% 이상 성장한다고 해도 애플 총매출의 25%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