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태훈 인턴기자 =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간판인 심석희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법정 구속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가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문성관 부장판사)는 30일 상습상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코치에 대해 원심인 징역 10월보다 형량을 늘린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과 2심 모두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좀 더 무거운 형량을 내렸다.
[수원=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등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가 23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1.23 pangbin@newspim.com |
재판부는 “피고인(조재범 전 코치)은 잘못을 시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는 하나 어린 시절부터 선수로서 자신에게 지도를 받아온 피해자들을 상대로 훈련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이유로 상해를 가했다. 특히 피해자는 여전히 피고인에 대해 상당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면 상당히 상처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이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지도했다고 설명했지만, 폭행이 이뤄진 시기와 정도, 폭행 결과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이의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해자 심석희의 경우에는 올림픽 개막 불과 20여일 전에도 폭행을 호소해 올림픽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앞서 심석희의 성폭행 피해 고소장이 접수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아 수사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재판 기일을 연장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번 재판의 심판 대상은 상습상해와 재물손괴이며, 성폭행 부분은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기존에 진행하던 상습상해 등 혐의에 대해서만 판결을 내렸다.
당초 검찰은 조 전 코치가 심석희를 상대로 행한 3차례의 상해 중 1건이 폭행과 성폭행이 결합된 형태의 범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공소사실 철회를 고려했다.
검찰 관계자는 “문제가 된 1건의 경우 폭행과 성폭행을 별개의 사안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된다.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어떤 결론이 날지에 대해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수원=뉴스핌] 윤창빈 수습기자 =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 등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가 23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01.23 pangbin@newspim.com |
재판부는 "피고인은 2012년 지도 하던 중학교 3학년 선수를 골프채로 때려서 손가락 골절시켜 중한 형 받을 수 있었으나 당시 합의 후 기소유예 선처 받은 전력도 있다. 선처받은 전력 있음에도 자신의 지도방식에 대해 아무런 반성 없이 답습하며 폭력을 수단으로 삼아 선수들 지도한 것으로 보이고 결국 여기에 이르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합의는 피고인의 진정한 반성을 계기로 양형함이 타당하다. 피해자들이 거절하기 어려운 체육회 지인 등을 동원하여 피해자들 상대로 집요하게 합의를 종용했다. 피해자들이 상당히 심리적으로 압박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심석희를 제외한 다른 피해자들과의 합의서를 제출했지만 위와 같은 배경을 고려할 때 자유로운 의사보다 사실상 강요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에 대한 유리한 양형사유로 고려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모 씨, 김모 씨는 합의를 취소하고 엄벌 탄원하는 탄원서 제출했다. 이같은 체육계 지도자들이 또 있다면 지도자들에게 엄중히 경고하고, 향후 폭력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원심 판결은 가볍다"라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6월을 선고했다.
조재범 전 코치는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심석희 등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12월, 심석희는 자신이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추가로 경찰에 제출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