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간 갈등 때문' 지적에 "부대 사정" 같은 답 되풀이
"아세안 다자 연합훈련 日참가 여부는 2월 말 결정"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국방부는 다음 달로 예정된 해군 1함대사령관의 일본 해상자위대 기지 방문이 돌연 취소된 이유에 대해 “부대 일정상 사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한일 간 ‘레이더-초계기 위협비행 갈등’에 따른 결정이라는 해석에 대한 해명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부대 나름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제한된다”고 전제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와 해군은 최근 방문계획을 취소하고 그와 같은 결정이 나온 배경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모양새다.
최 대변인은 ‘취소할 만한 정도의 부대 일정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은 채 “다른 일이 또 있을 수 있다”며 “행사를 위한 준비과정이 또 있을 수 있다”고만 말했다. 해군 관계자 역시 “부대일정 상 순연한 것”이라며 같은 답을 내놨다.
지난 4일 국방부가 공개한 한일 '레이더 갈등' 관련 영문판 반박 영상.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 P-1(노란 원)이 보인다.[사진=국방부 유튜브 캡처] |
최 대변인은 ‘일정을 수정해 방문이 재추진 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조금 살펴봐야 한다”며 “1년간의 일정이 미리 다 결정 돼 있고 순연된 부분에 대해서는 결정되는 대로 알려드릴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해군 관계자에 따르면 김명수 해군 1함대 사령관은 다음 달 일본 마이즈루지방대(한국의 함대사령부격)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이는 매년 진행된 교류 행사의 일환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류 행사 참석 계획이 중단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최근 한일 간 고조되고 있는 레이더-초계기 위협비행 갈등에 따른 결정이라고 분석한다. 양국 간 진실공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해상자위대 기지 방문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방부는 지난 24일 일본해상자위대 소속 해상초계기(P-3)가 한국 해군 대조영함에게 저고도 근접·위협비행의 '도발'을 가한 것에 대한 증거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일본 초계기 P-3가 대조영함 우현을 통과할 당시의 모습으로 고도는 약 60m에 불과했다.[사진=국방부] |
아울러 국방부는 오는 4월 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개최를 계기로 열릴 연합해상기동훈련에 일본이 참가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2월 말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4월 29일부터 5월 13일까지 부산과 아세안 해역에서 해상기동연합훈련을 계획 중”이라며 “훈련과 관련해 일본을 포함한 참가국과 함정 등 참가전력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일본 매체에 따르면 최근 한일 간 갈등을 계기로 일본이 해상기동연합훈련을 계기로 해상자위대 호위함 ‘이즈모’의 부산항 입항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일 간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