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14일 실무협의서 한국이 통신 책임 인정? 사실 아냐”
“국방부 공개 통신 자료 보면 주체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 알 수 있어”
“일본이 앞부분 통신 자료 등 정확한 정보 공개 후 설명해야”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한일 레이더 공방’ 관련 일본 방위성이 ‘한국이 책임을 인정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22일 반박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일 군사 실무회의에서 한국이 통신 관련 책임을 인정했다는 방위성 주장이 있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이 같이 말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사진=e브리핑] |
지난해 12월 20일부터 한일 양국은 한국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의 사격레이더(STIR) 사용 여부와 일본 자위대 P1 해상 초계기의 저공위협비행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주파수 정보 공개와 경보음 공개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우리 군 당국은 일본에 ‘레이더를 받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는 주파수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이 이에 응하지 않고 오히려 자국 초계기가 한국 해군 함정의 레이더를 탐지했을 때 발생한 탐지음이라며 경고음 음성을 공개하고 ‘협의 중단’까지 선언했다.
우리 군 당국은 ‘경고음 음성이 논란이 되는 시점에, 광개토대왕함으로 인해 발생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군은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일 군사당국 실무협의에서도 일본이 경고음 음성을 공개하겠다고 한 데 대해 거절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통신 논란도 쟁점이다. 일본은 ‘광개토대왕함이 12월 20일 당시에 초계기의 통신에 응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일관되게 펴고 있는데 이에 대해 우리 군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며 실제 통신 내용을 공개했다.
최 대변인은 ‘실무협의 당시 우리가 경고음을 듣지 않겠다고 거절 의사를 분명히 밝혔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어떤 내용인지, 어떤 근거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가 (정보를) 받을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실무협의에서 통신 관련 책임을 인정했다는 방위성 주장이 있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지난번에 공개한 것을 보면 소리를 들었을 때 누가 어떤 형식으로 한 건지를 굉장히 파악하기 쉽지 않고, 또 앞부분에 기록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일본 측의) 설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지난 4일 '일본은 인도주의적 구조작전 방해를 사과하고 사실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자료=국방부] |
방위성은 최근 ‘지난해 4월에 2번, 8월에 한 번, 총 3번 정도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근처에서 비행을 했고 그 때는 항의를 안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12월 20일만 위협비행이라고 하는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국방부는 이날 일본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최 대변인은 “우리가 훈련 혹은 작전 중일 때 (일본) 초계기가 있었던 게 맞지만 그 때(4월, 8월)와 이번(12월 20일)의 비행 행태가 굉장히 달랐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4월, 8월과 12월 20일의 사례가 어떻게 다르냐’는 질문에 “정확히 어떤 지점에서, 어떤 고도에서 찍힌 사진인지를 일본 측이 확인해 줘야 말할 수 있다”며 “일본은 우리가 정확한 사실이 담긴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할 때마다 제공해주지 않아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일본과의 추가 협의 가능성에 대해선 ‘정확한 정보를 일본이 제시한다면 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과의 지속적인 안보 협력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우리는 일본이 정확한 증거를 제시하고 양국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에 응할 것, 그와 함께 저공위협비행에 대한 사과를 다시 한 번 촉구했다”며 “다만 우리 정부는 공고한 한미 연합방위체제와 더불어 한일 안보협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지난 4일 '일본은 인도주의적 구조작전 방해를 사과하고 사실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자료=국방부] |
한편 이날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운영하는 20여 곳의 비밀 미사일 기지 중 한 곳인 ‘신오리 기지’를 발견했다고 한 데 대해 국방부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신오리 기지가 이전에 공개되지 않았던 기지라고 하는데 군 당국이 살펴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 민간연구단체 분석 내용에 대해 (국방부가) 공식 확인해주는 것은 적절치 않고 구체적인 내용 역시 대북 정보사항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다만 해당 지역은 한미 공조 하에 관심을 갖고 감시하고 있는 시설”이라고 말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