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금융감독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될지가 이번 주 결정된다. 결정권한을 쥔 기획재정부가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피하기 위한 자구안을 수용할 지 관건이다.
27일 관계부처와 금융권에 따르면 기재부는 오는 30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 안건을 심의하고 그 결과를 공개한다. 금감원은 2007년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2년 만인 2009년 1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결정으로 해제됐다. 금감원의 독립성을 살려 전문성을 높인다는 취지였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이형석 기자 leehs@ |
그러나 금감원에서 채용비리와 고액 연봉자의 인력 과잉 등의 문제가 터지자, 정부는 지난해 공공기관으로 지정을 추진했고, 반발이 커 조건부로 철회했다. 전체 직원의 42%에 달하는 3급 이상 간부 수를 공공기관 평균인 30% 수준으로 감축하라는 요구였다.
해를 넘겼는데도 이 같은 요건을 금감원은 충족하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것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러자 금감원은 윤석헌 원장이 직접 나서 기재부를 상대로 공공기관 지정 반대 논리를 설득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감독업무에 더 많은 자율성과 독립성이 있어야 금융시스템 안전에 기여할 수 있고, 현재 금융위원회의 감독만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논리다. 또한 금감원 예산의 3분의 2를 민간 금융사가 부담하는 감독분담금으로 충당하고 있어 공공기관으로 지정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기재부는 납득하지 않았고 전체직원에서 고위직의 비중을 공공기관 평균 수준인 35%대로 빠른 시일 내에 낮출 것으로 요구했다. 지난해 9월 기준 금감원 인원(1980명) 중 3급 이상 인원은 42%(851명)이다. 이를 35% 수준으로 낮추려면 3급 이상 직원 158명이 퇴직하고 693명만 남아야 한다. 금융사처럼 명예퇴직금을 주고 희망퇴직을 하면 자발적인 퇴직자가 늘어날 수 있지만, 금감원은 명퇴가 어렵다. 명퇴금은 예산을 늘리는 문제라 기획재정부가 반대하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기재부의 요구를 받아들이려 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목표 달성 시기를 되도록 늦추길 원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공운위에)금감원을 공공기관 지정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 유예할 필요가 있다고 전달했다"며 “기왕(금감원이) 5년 동안 상위직급 35%를 감축하기로 한 것에 대해 다 공감하고 있으니 이 부분을 공운위에서 잘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금감원이 제시한 인력 감축안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얼마나 공감할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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