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오드화은 동원한 인공강우 실험, 성과 안 밝혀져
막대한 비용 문제…환경오염 가능성 여전히 논란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정부가 '인공강우'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5일 서해상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갖고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실험에 동원될 요오드화은의 천문학적 비용과 환경오염 논란 등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요오드화은 가격 문제는 어떻게
23일 기상청에서 열린 인공강우 실험 관련 브리핑 2019.01.23. 노해철 기자 |
올해 첫 실시될 인공강우 실험에는 요오드화은이 동원된다. 요오드화은은 1946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M) 소속 기상학자 버나드 보니것에 의해 인공강우 가능성이 처음 확인됐다.
요오드화은은 또 다른 인공강우 실험물질인 드라이아이스보다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중국이나 태국 등이 미세먼지 저감 인공강우 실험에 요오드화은을 사용했다. 하지만 양국 실험 결과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실효성 논란과 함께, 요오드화은의 가격이 만만찮아 ‘낭비’라는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25일 기상청은 요오드화은이 탑재된 연소탄 24발을 사용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가격은 1발당 30만원으로 총 720만원이 소요된다. 기상청은 “구름에 연소탄을 쏘기 위한 기상항공기는 이미 도입돼 있던 것”이라며 “이번 실험에 직접 소요되는 비용은 연소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실험은 소규모인 데다, 실제 중국처럼 연소탄이 아닌 연소실을 조성할 경우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된다. 기상청은 중국 기상청이 요오드화은이 든 연소탄이나 연소실에 얼마를 쏟아부었는지는 모른다는 입장이다.
◆유해성 논란도 여전히 걸림돌
요오드화은의 독성도 문제다. 일본 농학기초위원회 농업생산환경공학분과회에 따르면, 요오드화은 자체가 약한 독성을 갖고 있다. 은의 합성물이기 때문에 화학적으로 환경오염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분과회는 “은은 중금속이지만 비교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여타 중금속에 비해 덜한 편”이라면서도 “완전분해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환경문제를 초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염될 경우 토양·해양생물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환경호르몬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일본에서 인공강우 실험에 동원되는 요오드화은 양은 대략 0.3~2kg인데, 중국 등 해외에서는 이보다 수 백배는 사용한다”며 “이 경우 인체와 환경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인공강우 실험이 국가간 긴장을 조성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라카미 마사타카 나고야대 특임교수는 “의도대로 비가 내린다면 물부족 현상이 줄어 좋겠지만, 국가 간의 이해관계 때문에 연구가 계속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국가에서 인공강우가 성공할 경우, 인접한 국가는 요오드화은 탓에 환경오염 등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국가 사이의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무라카미 교수는 “때문에 각국의 연구는 절대적으로 투명성이 보장돼야 한다”며 “물부족은 세계의 공통 숙제이기 때문에 한 국가가 기술이나 혜택을 독점해선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