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청와대 관계자, 아사히 신문 취재서 밝혀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10여곳으로 분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22일 아사히신문이 전 청와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해당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이 농축시설을 다수 분산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북미 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파괴를 약속해도, 북한 핵개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년 전 북핵 문제와 북미협상 등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그에 따르면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핵물질 생산 시설이나 핵무기 비축 시설 등이 약 300여곳에 가까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우라늄 농축 시설은 2010년 시그프리드 헤커 미 스탠포드대학 교수 등에 공개된 영변 핵시설 외에도, '강선'이라 불리는 비밀 시설을 포함해 최대 최대 10여곳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윈심분리기를 다수의 시설에 분산해놨다. 각각의 규모는 불명확하지만 최대 10여곳 전후한 시설들은 평양 근교 지하에 집중돼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당국은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가 대량의 전력을 소비하는 것에 착안, 위성 정보로 전력소비 상황을 분석했다. 영변에서 저농축 작업을 끝낸 우라늄 물질이 수송되는 경로도 참고해 시설 위치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방연구원에서 북한 군사학을 연구한 김진무 숙명여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에 따르면 원심분리기엔 알루미늄합금과 마레이징강(Maraging steel)이 필요하다. 북한의 과거 수입량 자료 등을 근거로 추정할 경우 2010년 말까지 1만5000개정도의 원심분리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미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0년 이후 중국 기업을 통해 대량의 원심분리기 부품을 밀수했을 가능성을 지적한다. 영변 시설에만 4000개 정도의 원심분리기를 보유하고 있을 거란 분석이 있지만, 각각의 농축시설에 2000~3000개씩 세분화해서 보유했을 가능성도 높다.
김진무 교수는 "북한은 과거 기밀을 은폐하기 위해 군사시설을 세분화해왔다"며 "10여개 시설에 분산하는 건 충분히 있을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북미 관계자들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10월 북한 방문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강선시설에서 농축활동이 계속되고 있냐고 질문했다. 당시 김 국무위원장은 강선시설에서의 활동을 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블룸버그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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