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인터넷은행 인가심사설명회...KB·농협 불참
네이버 등 ICT 업계 미온적…은행권 눈치만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제 3·4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앞두고 업계의 탐색전이 본격화됐다. 신한금융지주, KEB하나은행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만 유력 사업자로 꼽히던 네이버 등 주요 ICT 기업들과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은 미온적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23일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은 각각 디지털전략팀, 미래금융전략부 소속 실무자를 참석시킬 계획이다. 다만, 신규 인터넷은행에 신청서를 낼지 여부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는 차원에서 설명회에 참석할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기존 디지털 플랫폼인 'KB스타뱅킹'과 '리브'에 집중하기로 전략을 세웠다. 농협은행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터넷은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발 물러나 있다. 이에 인터넷은행 주관 부서인 경영기획부문 종합기획부가 디지털부서와 협의한 결과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설명회는 인터넷은행 신규인가를 위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새로운 인가 매뉴얼을 확정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평가 항목·배점을 포함해 구체적인 인가 심사 방침을 소개하고 업체 질문에 답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인터넷은행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이 참여하는 만큼 설명회를 기점으로 파트너 탐색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 특례법 통과로 대주주가 될 수 있는 주요 ICT 기업에 눈길이 쏠려있다.
가장 주목받는 네이버는 설명회 참석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고, 인터파크와 NHN엔터테인먼트는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비은행 가운데 인터넷은행에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키움증권 정도가 유일하다.
ICT업계가 미온적인 것은 특례법 시행에도 여전히 규제 문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실질적인 주인인 카카오와 KT도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금융당국의 한도초과보유주주 심사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금융관련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경가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하는 등 대주주 자격요건이 엄격하다. 금융권의 높은 규제 문턱을 넘는 대신 기존 사업 영역에 집중하거나 해외에서 가능성을 타진하는 분위기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빠르게 성장하긴 했지만 이익을 내고 자본금을 쌓아가는 수준은 아니어서 투자를 계속 받아야 한다"며 "규제도 많고 공공성이 강한 금융업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기존 IT 산업쪽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설명회 참석 자체가 인터넷은행에 대한 관심도와 직결된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온라인을 통해서 문의를 받고 있고 설명회 이후에도 소통할 기회가 있기 때문에 예비인가 신청까지 아직 두달여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