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이 곧 발표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현재의 외교적 상황에 만족하고 있으므로 북한 비핵화는 먼 훗날의 얘기라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는 양 정상이 직접 얼굴을 맞대는 것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데 분명 긍정적인 일이지만,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강하게 밀어 붙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보도했다.
정치 컨설팅기관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들은 “북미 대화가 동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양 정상은 대화를 되살릴 수 있을 정도의 유연함과 양보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양 정상 모두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으므로 극적인 타협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더 이상 미국의 공습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안정시켰다는 역사적 ‘승리’를 내세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북한은 2017년 말을 마지막으로 미사일 실험을 중단했지만 아직 핵 프로그램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분명한 비핵화 일정을 제시하지 않는 등 북한 비핵화는 진전이 더디다.
유라시아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이러한 상황을 2020년 대선에서 연임이 필요하다는 근거로 내세울 것”이라며 “자신만이 북한 비핵화를 완수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또 그러한 사실을 대선 캠페인에서 중점적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시장분석 기관인 피치솔루션매크로리서치 애널리스트들도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극적인 돌파구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들은 “상대에 대한 오래 묵은 불만을 해소하고 중대한 진전을 이루려면 앞으로도 몇 차례의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미국이 북한의 무기 현황을 완전히 파악한다는 목표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북한은 대북제재 철회나 종전선언과 같은 미국의 통 큰 양보가 나오지 않는 한 공격대상 리스트와 다름 없는 무기 리스트를 미국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협상 입지를 약화시키는 이러한 양보를 내놓을 가능성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무기 현황 파악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요원하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 왼 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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