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15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 승인이 부결되면서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16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기업들은 노딜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과 유럽연합(EU) 간의 물류가 정체되면 부품 공급망의 단절로 생산 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국 공장의 일시 생산 중단을 계획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3사는 모두 영국에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다. 3사의 2017년 생산대수는 합계 80만대를 넘어서며 영국 전체 생산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3사는 EU 역내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있는 한편, 완성차를 EU에 수출하고 있다.
토요타 측은 “합의 없이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되면 물류 혼란으로 인해 24시간 이내에 조업 중단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혼다는 3월 29일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것을 대비해, 주력 차종인 ‘시빅’을 생산하는 영국 남부 스윈든 공장을 4월 후반 6일간 휴업할 계획이다. 혼다 관계자는 “부품 조달이 지연될 경우를 대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영국에서 철도차량 공장을 운영하는 히타치(日立)제작소는 왕성한 수요를 바탕으로 당분간 공장을 풀가동할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경기, 인력 확보, 환율 변동 등의 관점에서 사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며,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합의안 지지를 호소하는 테리사 메이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 日정부 “기업 피해 없도록 만전 기할 것”
일본 정부는 약 1000여 개사에 달하는 영국 내 일본 기업에 피해가 없도록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영국이나 EU의 움직임 등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현지 일본 기업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일본 경제에 타격을 미치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만전의 체제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정보 수집과 분석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현지 기업들에게 수시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 주 총리 관저에서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하는 한편, 2월에는 영국에서 일본대사관 주최로 기업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10일 영국을 방문해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노딜 브렉시트를 피해 줄 것”을 직접 요청한 바 있다.
이번 하원의 합의안 승인 부결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는 점에서 일본 정부는 일단 냉정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에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16일 브렉시트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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