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판 애플로 통하는 샤오미가 휘청거리고 있다.
애플이 중국 시장의 수요 둔화를 빌미로 4분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가운데 토종 업체 역시 충격을 비껴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샤오미 폴더블 폰 예상도[사진=바이두] |
금융업계의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에 주가가 폭락, 애플의 고통이 샤오미에게 반사이익을 제공하지 못한 셈이다.
16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홍콩 증시에 상장한 샤오미 주가는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 중국을 포함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정점을 찍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010년 설립한 샤오미는 중저가 상품으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며 애플과 삼성전자의 강력한 경쟁사로 부상했고, 지난해 7월 홍콩 증시에 입성한 뒤 공격적인 매수가 몰리면서 한 때 시가총액이 610억달러에 이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샤오미 주가는 올 들어서만 25%에 달하는 폭락을 연출했고, 지난해 고점 대비 주가는 반토막 수준으로 밀렸다. 시가총액은 300억달러로 줄어든 상태다.
창사 후 비교적 단기간에 전세계 4위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한 샤오미는 제품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액의 약 70%를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시장 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비즈니스에 공격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액 가운데 70% 이상을 국내 시장에서 창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행정부와 전면적인 무역 마찰이 중국의 실물경기를 직접적으로 강타한 데다 정부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움직임에 지난해 성장이 크게 둔화되면서 전세계 1위 규모의 스마트폰 시장도 한파를 내고 있다.
중국의 소비자 지출이 당분간 위축되면서 IT를 포함한 소비재 섹터가 곤욕을 치를 것이라고 CNBC는 예상했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하강 기류는 지표를 통해 뚜렷하게 확인됐다.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규모가 3억5560만건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5.9%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판매 감소가 지속됐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미국에 이어 독일과 이탈리아까지 침체 경고가 꼬리를 무는 데다 경쟁 심화, 업그레이드 기간 확대 등 구조적인 리스크가 스마트폰 업계를 압박할 것이라는 경고다.
이와 별도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스마트폰 판매 규모는 전년 대비 16%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업계 애널리스트는 샤오미의 올해 이익 전망치를 15% 떨어뜨렸다. 애플의 신형 아이폰 판매가 부진한 데 대해 고가 가격 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중저가 제품 시장 역시 한계를 맞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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