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애플의 매출 전망 하향 쇼크에 이어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가 나오면서 글로벌 테크산업의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7%, 역대 최고치인 전분기 대비 38.5%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증권사들의 전망치인 13조38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WSJ는 스마트폰과 전자기기뿐 아니라 세계 유수 전자기기 기업들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테크 산업의 척도라며,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과 테크 기업들의 매출 증가세 둔화로 인해 최근 수개월 간 주요 기술주들의 시가총액이 수천억달러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연결 기기와 데이터 서버의 확산에 힘입어 반도체 가격이 상승한 덕분에 과거 18개월 간 삼성전자는 기록적인 어닝을 기록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컴퓨터, 데이터 서버 등에 대한 수요가 점차 포화상태에 이르자 매출이 악화되고 있다.
마켓 리서치 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비 7% 줄며, 4개분기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또한 글로벌 무역 긴장으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투자가 한층 위축됐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D램 평균 가격은 전분기 대비 7~10%, NAND 플래시 가격은 10~15% 하락했다. 이는 세계 최대 D램 및 NAND 플래시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에 큰 타격이 됐다.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1분기 D램과 NAND 플래시 가격이 전분기 대비 20% 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시장의 경기하강은 예상보다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돼 지난 12개월 간 삼성전자 주가는 25% 이상 빠졌다.
서울에 있는 삼성전자 사옥에 비친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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