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은행 1월에 희망퇴직 1230명...작년 2500명 떠나
디지털금융 20~30대 인재 4000여명 신규 입직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은행에서 ‘세대교체’가 빨라지고 있다. 50대가 희망퇴직 등으로 떠나고, 그 자리를 20~30대가 채우는 양상이다. 핀테크 등 디지털금융이 부상하자 젊은 인재를 받기 위해 관리직에 대해 퇴직위로금과 취업지원 등 유인책을 대폭 늘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새해들어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그 결과 희망퇴직자 신청자는 KB국민은행 600여명, 신한은행 230명, 우리은행 400명 등 1230여명으로 집계됐다.
KEB하나은행은 만55세 이상 330명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이례적으로 근속 10년 이상 가운데 만 40대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해 597명이 퇴직했고 올해도 희망퇴직 계획이 있다.
이 같은 추세면 올해 희망퇴직자는 지난해의 25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은행들은 임금피크제를 12월 결산 시점으로 적용해 1월에 희망퇴직 접수와 인사평가를 거쳐 퇴직자를 확정한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사] |
은행이 제시하는 희망퇴직 조건은 은행별로 큰 차이가 없다. 경쟁 은행보다 특별퇴직금 등이 적으면 노조가 반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경쟁하듯 조건이 ‘상향 평준화’했다. 특별퇴직금으로 최대 월평균 임금 36개월치와 전직/창업지원금 1000만~2000만원을 지급한다. 가장들의 가장 큰 고민인 자녀 대학 학자금도 1인당 2000만~3000만원을 지급한다. 과거에는 없던 본인과 배우자에 대한 건강검진도 퇴직 후 2년간 제공한다.
한편, 희망퇴직자가 떠난 자리는 신입 직원을 2배 이상 채용하는 것으로 채워진다. 지난해 은행권 신규 채용규모는 4600여명이다. 이는 지난해 희망퇴직자 2500명보다 많은 것은 물론, 지난 2017년 신규채용 2175명보다도 2배 많다.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것이다.
특히, 은행이 신규 채용 중 '디지털 인재'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금융의 급부상으로 금융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어서다. 여신과 대출 등 전통적인 은행업에 익숙한 ‘올드 스타일’의 은행원은 활용가치가 낮아졌다. 반면 IT,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코딩, 데이터마이닝 등 분야의 인재가 필요하다. 이는 채용에 고스란히 반영돼 신입 직원의 30% 가량이 이 분야였다.
기업은행은 작년 하반기 총 210명을 신규 채용하면서 1/4 가량인 50명을 디지털 인재로 채웠다. 금융영업직은 160명으로 역대 최소였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신규 채용 확대 인력의 상당수가 디지털금융, 보안, 인공지능 관련이고 이공계 출신도 대폭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