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북한이 핵무기보다 더 위험한 생물학 무기를 개발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에 큰 관심을 주지 않아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NYT는 파운드당으로 따졌을 때 역대 치사 수준이 가장 높은 무기는 핵무기가 아닌 생물학 무기라면서, 1갤런(약 3.8리터)의 탄저균이 적절히 분포된다면 지구상 인류 전체가 사망할 수도 있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블룸버그통신] |
전문가들은 북한의 생물학 무기가 핵무기보다 더 즉각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미들버리 국제학 연구소가 내놓은 분석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해외 연구원들과 협력해 생명공학 기술을 배우고 무기를 만들고 있으며, 그 결과 북한의 생물학 무기 제조 역량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방부에서 생화학 및 핵무기 프로그램을 담당했던 앤드류 C.웨버는 “북한이 핵무기보다는 생물학 무기를 사용할 확률이 훨씬 높다”면서 “(관련) 프로그램이 진전된 상태로 치사율이 상당히 높지만 그 위협은 과소평가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개인 대 개인으로 전염돼 감염자의 3분의 1이 사망으로 이르는 천연두 바이러스로 공격을 할 가능성에도 우려하고 있다. 천연두균은 지난 1980년에 근절이 선언됐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천연두균을 갖고 있다고 오래전부터 의심하고 있다.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2015년 6월 살충제 공장을 방문했는데 생물학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높아진 북한의 관심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또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 과학국제문제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군 출신 탈북자 여러 명이 천연두 항체 양성반응을 보였는데 이는 해당 탈북자들이 천연두 바이러스에 노출됐었거나 관련 백신을 접종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브루스 베텟 미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에서 정치범들을 상대로 실시하는 생물학적 실험을 목격했다는 탈북자 증언도 나왔다.
다만 매체는 한반도에 주둔하는 군인들은 북한의 생물학무기 공격에 대비한 상태라면서, 주한미군은 2004년 이후부터 천연두와 탄저균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주한미군은 최근 생물방어능력 향상을 위한 '주피터(Jupitr) 프로그램'을 통해 생물학적 물질을 탐지하는 시간을 수 시간으로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