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북한이 최근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생산한 한편 핵폭탄을 제조하기 위한 원료를 대량으로 확보한 정황이 위성 이미지를 통해 확인됐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거론되는 상황에 북한의 비핵화 기대를 무너뜨리는 움직임이라는 지적이다.
김일성 탄생 105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등장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로이터 뉴스핌] |
14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영리 싱크탱크 원어스퓨처가 위성 이미지를 통해 북한 김정은 정권이 미사일과 핵무기 개발에 크게 속도를 낸 사실을 포착했다.
핵 폐기를 추진중이라는 지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과 달리 북한이 다수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추가로 생산한 한편 핵폭탄 6개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의 핵분열 물질을 확보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보유한 핵폭탄은 총 20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원어스퓨처의 멜리사 핸햄 이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이 작동을 멈췄거나 감속하는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핵 프로그램이 진일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를 포함해 관련 기관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서도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포함해 두 곳의 우라늄 생산시설이 지속적으로 가동되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 본토를 강타할 수 있는 첫 ICBM이 개발된 것으로 추정되는 군사 시설 역시 새로운 로켓 및 장거리 미사일 엔진 개발을 진행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도 지난 9일 발표한 자료에서 영변핵시설이 여전히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안에 2차 북미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힌 한편 베트남을 회동 장소로 제시한 가운데 북한의 행보는 비핵화 돌파구 마련을 둘러싼 회의론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지난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국제사회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북한의 비핵화가 2차 북미회담 개최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하지만 핵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외부에 노출되는 테스트 없이 개발 가능한 영역에 진입했고, 이 때문에 국제 사회의 모니터링이 갈수록 어려지고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북한이 보유한 핵 탄두의 수량이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군축운동연합(ACA)은 2020년까지 최소 20개에서 최대 1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스라엘의 핵 프로그램을 앞지를 수 있다는 얘기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