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국내 최초 ‘그랜드볼룸’ 홀에서 발표
한미·바이로메드·코오롱 등 ‘이머징마켓’ 배정받아
“JP모건 참석을 객관적 지표로 받아들이긴 어려워”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전 세계 제약업계 최대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개막됐다. 국내 유수의 제약·바이오 기업은 이 컨퍼런스에 참가해 투자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이번 행사를 계기로 최근까지 부침을 겪던 바이오기업들에 새 바람이 불 지 이목이 쏠린다.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2019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세인트프란시스(Westin St. Francis)에서 열린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매년 1월 50여개 나라, 1500여개 제약·바이오기업을 초청해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여는 자리다. 올해 37회로 전 세계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행사다.
현재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석한다고 밝힌 국내 기업은 30여개 안팎이다. 다만 JP모건 측이 참석 명단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이외에 더 많은 회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참석 형태는 메인트랙 발표, 이머징(emerging)마켓 발표, 1대 1 호스팅, 미팅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증권사 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메인트랙에서 발표하는 기업은 이미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거라고 보면 된다. 그보다 한 단계 낮은 이머징마켓 발표 역시 시가총액과 파이프라인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1대 1 호스팅은 JP모건 측에서 준비하는 프로그램이며, 미리 투자자들의 수요를 측정하고 미팅 할 글로벌 제약사가 정해진 상태”라면서 “그 이외에 참석 형태는 현장에서 미팅 성사 여부도 확실하지 않은 곳이 많으며, 특별히 발표할 게 없더라도 신청하면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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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
‘메인트랙’ 장소는 호텔 본관 핵심층인 2~3층에 위치해 있으며, 우리나라 기업 중 삼성바이오로직스가 3년 연속, 셀트리온은 처음으로 배정받았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국내 최초로 메인트랙 룸 중에서 가장 큰 장소인 ‘그랜드볼룸’에서 진행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공장 가동 및 해외 수주 현황, CMO 경쟁력, 셀트리온은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출시전략, 에이즈 치료제 등 합성의약품 사업을 소개한다.
‘이머징마켓’ 발표는 본관과 떨어진 별관에서 진행한다. 코오롱티슈진, LG화학, 메디톡스, 바이로메드, 한미약품 등 5개 국내 기업이 배정받았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중인 전임상 프로그램 등 R&D 진행상황 및 전반적인 사업 소개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골관절염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상황 및 전반적인 기업 소개 ▲바이로메드는 VM202 당뇨병성 신경병증 글로벌 임상 3상 진행 상황, 내년 상업화 목표, 차세대 파이프라인 ▲LG화학은 대사질환, 면역항암제 등 파이프라인 및 기업 소개 ▲메디톡스는 선진국 및 중국 진출전략 등을 발표한다.
‘1대 1 호스팅’은 컨퍼런스 행사가 개최되는 호텔의 룸을 배정받아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에 참석한다고 알려진 국내 기업은 에이비엘바이오, 한독, 강스템바이오텍, 부광약품, 엔지켐생명과학, 엑세스바이오 등이 있다. 이밖에 정식 프로그램이 아닌 ‘미팅’은 1000여개 작은 부스들이 모여있는 곳에 자리를 잡는다. 투자자들이 지나가면서 볼 수 있도록 회사 비전 및 파이프라인을 전시해 놓는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국내 투자업계의 이목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유한양행이 1조4000억원대 기술수출 잭팟을 터뜨리는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소식이 확산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지난해 초 레이저티닙이 물질명으로 돼 있는 단계에서 JP모건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레이저티닙을 세계 시장에 알리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 건 맞지만, 모든 게 행사 참석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며 “이후 다양한 홍보 활동을 진행하면서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과 물밑접촉을 열심히 이어갔고, 가장 접점에 있는 얀센과 계약 성사까지 이뤄지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JP모건에 참석하는 것을 ‘객관적인 지표’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일부 있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공신력과 영향력이 있으나 제약사를 평가하는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지표가 아니다”며 “JP모건 한국 지사는 주기적으로 국내 시총 상위권 바이오기업 IR담당자들과 네트워크를 쌓고 수시로 (컨퍼런스 참석)얘기를 진행한다. 어느 정도 회사 간의 관계도 작용된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이어 “신청하는 기업들 대부분 ‘미팅’ 형태로 참석할 수 있는 점은 투자자들이 주의하고 들여다봐야 할 부분”이라고 귀띔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