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뉴스핌] 양상현 기자= 최근 임진강 민통선 내 망제여울(구 빙애여울) 철새 도래지에 두루미 사진을 찍으려고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사진가의 욕심이 소중한 자연을 훼손하며 연천 생태계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기도 연천군 망제여울 철새 도래지 [사진=백승광] |
문화재청 문화재 지킴이 '두루미' 보전 활동가로 연천에서 활동 중인 백승광씨는 5일 "사진 찍는 것도 좋지만 양심은 쓰레기봉투에 버리고 가셨나"라고 개탄했다.
백씨에 따르면 매년 1월경이면 망제여울 두루미들이 수난을 겪는다. 이에 주민들이 군락지 감시 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두루미 등 철새 도래지인 망제여울은 기온이 영하 17도 이상을 넘나들기 시작하고 강바람이 불어오면 체감온도는 영하 20 이상이 된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 두루미 들은 몸을 잔뜩 웅크리고 체력을 아끼기 위해 먹이 활동을 늦추게 된다.
그러다 보니 아침 햇살과 두루미 입에서 뿌연 입김이 나오는 작품성 있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사진가들도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다 보면 체감온도는 더 떨어지고 추위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사진가들은 핫팩, 커피, 담배, 쌍화차 등등 몸이 따뜻해질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하게 된다. 문제는 이들이 사진만 찍고 쓰레기는 그대로 버리고 간다는 것.
경기도 연천군 망제여울 철새 도래지에 사진가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사진=백승광] |
백씨는 "아름다운 생태 사진을 촬영한다면서 쓰레기를 버리고 자연을 훼손하며 생태계를 망치는 몰상식한 사람들은 사진 찍을 자격이 없다. 카메라를 들기 전 사진가의 자세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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