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유기·직권남용 증가세 2배 넘어
기소율 직무유기(1.5%)·직권남용(2.1%) ‘바닥’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공무원의 부패범죄가 10년 전보다 두 배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범죄의 증가세가 두배 이상이었으나, 기소율은 미미했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공무원의 범죄건수는 3103건으로, 2006년 1534건 대비 두 배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공무원의 범죄건수는 2006년부터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06년 1534건에서 2010년 2009건으로 늘어난 뒤, 2015년 3103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주요 혐의별로는 2006년 직무유기 544건에서 2016년 1070건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직권남용도 447건에서 1040건으로 증가했다. 수뢰는 488건에서 629건으로, 증뢰는 212건에서 364건으로 각각 늘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대비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 같은 공무원범죄의 4가지 유형 중에서 발생건수가 가장 많은 유형은 직무유기이다. 직무유기는 지난 2003년부터 2016년까지 평균 702건이었고, 다음은 직권남용 583건, 수뢰 578건, 증뢰 287건순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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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범죄의 발생 현황 [표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
같은 기간 전체 공무원범죄자의 직급별 누적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1만5598명 가운데 3급이상 706명, 4~5급 2430명, 6~7급 6655명, 8~9급이 2344명, 기타 3463명으로, 7급이상이 가장 많았고, 5급이상, 9급이상, 3급이상 순이었다.
뇌물 범죄의 직급별 누적 현황은 전체 4022명 중 3급 이상 192명, 4~5급 873명, 6~7급 1846명, 8~9급 230명, 기타 881명으로, 7급이상이 가장 많고, 5급이상, 9급이상, 3급이상 순이었다.
공무원범죄 기소인원은 직무유기가 8116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직권남용으로 5422명, 수뢰 3778명, 증뢰 301명의 순으로 이어졌다.
다만, 기소율은 증뢰가 42.4%로 가장 높고 수뢰가 41.1%로 나타난 반면, 직무유기(1.5%)와 직권남용(2.1%)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연구원 측은 “공무원들이 직무유기나 직권남용에 대한 혐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적용이 어렵거나 기소돼 처벌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이 그간의 현실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의 경우 처리인원이 각각 평균적으로 580명과 387명인데 비해 기소인원은 각각 9명으로 매우 적은 반면, 수뢰와 증뢰는 처리인원은 270명과 22명인데 비해 기소인원은 각각 109명과 10명으로 그 수에 비해 많았다.
연구원 측은 “직급별로는 대체로 공무원범죄자의 대부분이 7급이상의 직급에서 나타나는데, 이번 2016년 통계에서는 3급 공무원 범죄자의 증가가 두드러진다”면서 “3급이상 고위공무원의 부정부패는 거대 권력형 부패와도 직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