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통화정책위원회(MPC)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0.75%로 동결하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해 경고했다.
이번 정책회의에서 영란은행 정책위원 9명 전원이 금리 동결에 표를 던졌다. MPC는 또한 국채와 비금융회사채를 포함한 보유채권 잔액도 현 수준인 4450억파운드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영란은행은 2009년 3월부터 기준금리를 사상최저인 0.5%로 동결한 후,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경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자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이후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거세지자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다시 0.5%로 인상한 후, 올해 8월 또다시 25bp 인상했다. 이후 이번 달까지 금리를 동결했다.
영란은행은 의사록에서 “영국 경제 전반의 전망은 브렉시트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브렉시트에 대한 통화정책 대응은 양방향 모두로 움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인플레이션이 유가 급락의 여파로 영란은행이 제시한 안정목표치인 2%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임금상승세가 예상보다 강한 반면 생산성은 약화돼 근원 인플레이션 압력은 증가하고 있다.
영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0.6%를 기록했으나, 영란은행은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0.2%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회의에서 MPC는 브렉시트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향후 수년 간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점진적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이라 밝혔지만, 최근 브렉시트 난맥상이 지속되고 있어 이러한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무질서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파운드가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새 무역 장벽으로 인해 경제성장이 완전히 꺾일 위험이 있다.
MPC는 현재로서는 기존 통화정책 기조가 적절하다고 판단하지만, 영국 경제지표가 단기적으로 평소보다 급격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투자자들은 내년 영란은행의 금리인상 전망을 축소해, 내년 말까지 25bp 금리인상 확률을 60%로 예상하고 있다.
영란은행 청사 [사진=블룸버그 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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