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연방지방법원이 19일(현지시간) 망명신청을 제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만삭의 몸을 캐러밴에 싣고 미국으로 향하던 여성이 멕시코 경찰에 감금된 뒤 정신을 잃었다. 2018. 12. 19.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에멧 설리반 컬럼비아 연방지법 판사는 다수의 성인과 아이들이 피고한 소송건에 대한 107페이지의 의견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망명정책이 이민법과 행정법 모두 위반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외부인의 긴급추방 기준을 결정하는 것은 행정부가 아닌 의회여야 하기 때문에 법원은 그러한 정책들이 불법이라고 판결한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의 망명정책에서 논란이 되는 핵심은 미국 망명법의 개념 중 하나인 '믿을만한 위험(credible fear)'에 있다. 망명추구자들은 망명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고국으로 돌아가면 안되는 이유를 밝혀야 한다.
올해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로부터 미국 남부 국경으로 올라온 캐러밴(이민 행렬)의 대다수는 고국에서 판을 치는 범죄 조직의 폭력과 빈곤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미국행을 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망명정책에는 이러한 이유가 '믿을만한 위험'이 아니라고 말한다. 미 법무부의 성명에 따르면 '믿을만한 위험'은 "인종·국적·종교·정치적 견해·사회단체의 일원이라는 이유로 탄압을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다시 말해, 자국 내 폭력이나 빈곤은 믿을만한 위험이 아니라는 것이다.
행정부는 심각하지 않은 이유로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망명 절차가 남용되고 있다고 말한다. 불법 월경은 1970년대 말 이후 급격히 감소했지만 망명 신청은 최근 몇년 들어 배로 늘었다.
설리반 판사는 정부에 망명신청을 하려 했다가 믿을만한 위험이 아니라는 이유로 강제추방된 6명을 다시 데려오고, 망명 허가를 재고려해야 한다는 법원 명령을 내렸다.
백악관은 법원의 판결이 가뜩이나 과부하된 이민 법원의 일이 "쓸모없는 사례들"로 더 많아질 것이며, 불법 이민을 장려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과 망명정책에 제동이 걸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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