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하강 전망에 장기채 금리 하락
기준금리 인상으로 단기채 금리는 현상 유지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이번 주(10~14일)는 장단기금리 역전 가능성에 금융권의 관심이 몰려 있다.
경기 하강 전망으로 장기 채권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장·단기 금리 격차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좁혀졌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2018.11.30 leehs@newspim.com |
7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993%로 장을 마감했다. 3년물 금리(연 1.901%)와 차이는 0.092%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전날(10년물 1.983%, 3년물 1.839%) 0.144%포인트보다 격차가 좁혀진거다. 2008년 10월9일(0.140%포인트) 후 격차가 가장 적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시작 직전인 지난 5월에는 금리차가 0.534%포인트였다.
채권은 통상 만기가 길수록 금리가 높다.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 그런데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면 장기채권의 금리가 단기채권 금리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한다. 기업과 가계의 자금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단기금리는 하락 압력이 낮다. 반면 경기침체 우려가 장기 채권 금리를 강하게 짓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7%로 낮췄다.
또 ‘나홀로 성장’을 이어가던 미국마저 경기 둔화 조짐이 나온다. 이에 국내 경기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미국 국채 3년물 금리는 5년물보다 2거래일 연속 높게 거래됐다. 10년물과의 금리차도 11년여 만에 가장 최소로 좁혀졌다.
이미선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2006~2007년 사례를 제외하면 2년물과 5년물 금리가 역전된 후 약 2개월 뒤에는 미 중앙은행의 마지막 금리인상이 단행됐고, 인상 국면은 어김없이 종료됐다"며 "조만간 10년물 금리도 역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엔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한국도 미국처럼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3년물 금리는 현재수준을 유지하고 10년물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거다.
국제통화기금(IMF·2.6%) 무디스(2.3%) 산업연구원(2.6%) 한국개발연구원(KDI·2.7%) 현대경제연구원(2.6%) LG경제연구원(2.5%) 등 국내외 주요기관은 줄줄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보다 낮춰 잡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 분위기마저 얼어붙자 장기채권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라면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3년물보다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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