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 강취하기 위해 10년지기 살해 후 암매장
법원 "반성의 기미 없어...영원히 사회와 격리"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10년지기 지인을 둔기로 살해하고 경기도 포천의 한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강혁성 부장판사)는 23일 선고 공판을 열고 강도살인·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44)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방법원 /이형석 기자 leehs@ |
A씨는 지난 4월 평소 알고 지내던 10년지기 B씨(37)가 가진 2000만원을 빼앗으려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경기 포천시 소재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씨가 자살한 것으로 위장을 시도했으나 경찰 조사결과 타살로 드러났다.
A씨는 그동안 자신이 포천의 모친 묘소를 다녀온 사이 피해자가 사라졌고 오해사는 것이 두려워 B씨의 물품을 길가에 버렸을 뿐이라며 살해와 사체유기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앞서 검찰은 지난 달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고 반성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검찰의 기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목장갑에서 피고인과 피해자의 DNA, 피해자의 혈흔이 발견됐다"며 "사건 당시 집에서 자고 있었다는 진술과 달리 CCTV에서 피고인이 헬스장에 나오고 피해자가 차량에 탑승하는 장면이 촬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새로운 증거가 나올때마다 종전의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며 "일관성 없는 주장과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소지하고 있던 2000만원을 강취한 것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피해자가 2000만원을 소지한 것을 알고 있었고 피고인이 사건 범행 당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다"며 범행의 동기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랜기간 범행을 계획하고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랫동안 친하게 지낸 피해자의 신뢰를 배반하고 오히려 이를 범행수단으로 삼았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범행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 유가족을 비난하며 2차 가해를 가했다"며 "사회적으로 무기한 격리하며 이와같은 범죄로부터 사회를 방어하고 피고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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