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롤터·어업권 등 협정문 초안 위한 논의 남아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의욕적이고 광범위하고 심도 깊고 유연한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킨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장기적 미래관계에 관한 정치선언' 초안에 합의했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1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회동하고 브렉시트 협상의 마지막 부분을 결정할 26쪽 분량의 정치선언 초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정치선언은 브렉시트 후 교역, 이동 및 법률, 안보 등에 대한 대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전환기간이 끝나 영국이 실제로 EU에서 떨어져나가는 2021년 1월부터 양측 관계의 방향타로 작용한다.
이번 초안에서는 메이 총리가 원하던 브렉시트 후 ‘마찰 없는’ 상품 무역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매우 광범위한 사안이 포함돼 메이 총리가 영국에 돌아가 내각과 의회를 설득하는 데 힘이 될 전망이라고 FT는 전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1일 트위터를 통해 “초안 내용은 양측이 협상 실무차원에서, 또한 정치적 차원에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25일 정상회의에 공식 회부할 협정문 초안에 대한 합의는 영국령 지브롤터 및 어업권 문제 등으로 조율에 실패해 24일로 논의가 다시 미뤄졌다.
지브롤터는 스페인 영토에 있는 영국령으로 스페인이 오랫동안 반환을 주장해온 곳이다. 지난 19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지브롤터 관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대할 것”이라며, 영국에 EU가 아닌 스페인과의 별도 협상을 요구했다. 메이 총리는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EU 측은 영국 해상에서의 어업권이 브렉시트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영국은 별도의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24일까지 관련 사안에 대해 최종 조율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이 총리는 “남은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협상 실무진에 충분한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으며,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큰 진전이 이뤄졌다”며 마무리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 협정문 초안과 정치적 성명 초안은 25일 EU 특별정상회의에서 서명될 예정이다. 이후 영국 의회와 유럽의회를 통과해야 2019년 3월 브렉시트가 확정된다.
정치적 성명 초안이 합의됐다는 소식에 파운드가 미달러 대비 1% 이상 급등하며 1.29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3주 만에 최대폭 오른 것이다.
[브뤼셀 로이터=뉴스핌] 김민정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1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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