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중 최소...복합점포 신설 사실상 멈춰
고액자산가 고객 비중 적어 전략 수정 검토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NH농협금융그룹이 올해를 '고객자산가치 제고의 원년'으로 삼고 자산관리(WM) 사업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이 사업의 주축인 복합점포가 제자리 걸음이다. 경쟁 금융그룹에 비해 숫자도 적고, 신설도 멈췄다.
그룹 내부에선 고액자산가 고객이 적은 NH농협은행의 특성상 시너지 효과가 적은 게 이유라며 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복합점포 수는 총 173개다. KB금융그룹이 71개로 가장 많고, 신한금융그룹 67개, 하나금융그룹 23개 순이다. 농협금융그룹은 13개로 가장 적다.
복합점포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각기 다른 업권이 결합된 점포다. 주로 은행 점포에 증권·보험 창구를 신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액자산가 고객이 원스톱으로 은행·증권·보험을 결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어 금융그룹에서 확대되고 있다.
[그래프=4대 금융지주 복합점포 수] |
농협금융은 지난 2015년 1월 국내 첫 복합점포인 '광화문NH금융플러스센터'를 열어 금융권 복합점포 경쟁에 불을 당겼다. 이후 농협금융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5개씩 복합점포를 늘렸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농협금융의 복합점포 확대 움직임이 둔화됐다. 2017년 서울 삼성동에 이어 올해 초 서울 반포와 부산 해운대 등 2년 간 복합점포 3개를 열었다. 올 초 설립한 복합점포도 기존 은행 지점과 증권사 WM센터를 통합한 형태로 복합점포 신설이 사실상 멈춰있는 상태다.
그 사이 다른 금융그룹들은 공격적으로 복합점포를 확대했다. 특히 KB금융은 올해만 12개의 복합점포를 추가했다. 신한금융도 67개로 늘렸다.
농협금융의 움직임이 더딘 것은 기대만큼 시너지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주에 WM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복합점포 전략부서를 WM기획팀으로 옮기는 등 힘을 실었지만 큰 효과를 내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처음에는 지주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확대했으나 지난해부터 은행과 증권사에 자율적으로 맡긴 후 더디게 진행됐다"며 "농협은행이 다른 은행에 비해 고액자산가 비중이 적어 기대만큼 시너지를 내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부에서는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인근 지역에 있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계열사 영업점을 하나로 묶어 연계(소개)영업에 나서는 등 시너지 확대에 고심하고 있지만 한 공간에서 영업하는 복합점포보다 소극적인 방식이다. 소개영업의 경우 계열사 전체 성과 평가에 반영되지만, 일선 영업직원들의 핵심성과지표(KPI)와는 연계되지 않아 한계가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전국 영업권에서 대중고객을 대상으로 하다보니 다른 금융지주사와 다르게 간 부분이 있다"며 "WM 채널 강화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