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중국의 군사 및 경제 굴기를 강력히 견제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펜스 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세안-미국 정상회담 연설에서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인도태평양 지역에는 제국과 침략이 설 자리가 없다”며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 기지화를 겨냥했다.
또한 “이 지역에서는 대국들 뿐 아니라 소국들도 번성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모든 나라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우리의 주권과 가치가 존중 받으면서 함께 발전하기를 원한다”고 말하며 이 지역 안보 문제에 계속 관여하겠다는 의지도 시사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이러한 비전을 장려하기 위해 인프라스트럭처 민간투자를 확대하고 ‘자유롭고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을 추구해 왔다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10월에도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무모한 행동’을 비난했고,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미국과 냉전을 피하려면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에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미국이야말로 중국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는 양국 모두 올바른 선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2차대전 후 국제질서가 와해되고 있으며,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다른 국가들에게 보호무역주의를 확산시키는 ‘도미노 효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또한 정상들은 미국과 중국이 자제력을 발휘해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는 “우리는 남중국해에서 전함을 동원하지 않고 항행의 자유를 보장해 더 이상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리센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우리는 어느 쪽 편도 들고 싶지 않다. 하지만 언젠가 아세안이 한 쪽을 선택해야 할 때가 올 것이다. 그 때가 당장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중국의 존재는 이미 현실이다. 강력한 군사 행동은 중국을 자극할 뿐”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 및 대만과 영토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미 해군은 남중국해에서 ‘자유의 항행’을 멈추지 않아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중국은 이를 두고 주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자유의 항행' 작전을 수행 중인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함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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