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기지 최소 16곳…큰 속임수"- NYT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도 협상테이블 올려져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뉴욕타임스(NYT)가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미신고 미사일 기지'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엄청난 속임수(great deception)'를 쓰고 있다고 보도한 가운데, 보고서의 1차 저자인 조세프 버뮤데즈 CSIS 화상 분석 수석연구원이 반박하고 나섰다.
김일성 탄생 105주년 기념 열병식 당시 등장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2017.04.15.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3일(현지시간) 버뮤데즈 수석연구원과 인터뷰를 보도했다. 매체는 CSIS 연구를 최초 보도한 NYT가 미신고 미사일 기지는 북한의 '엄청난 속임수'라고 프레이밍한 것과 관련해 질문하자 버뮤데즈는 "나라면 그렇게 표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은 최소 1960년대부터 대량 살상 무기(WMD)와 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의 진정한 역량과 제한을 미국, 한국, 심지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숨기기 위해 "위장(camouflage), 은폐(concealment), 속임수(deception)"의 정책을 펼쳐왔다고 버뮤데즈는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타임스 보도를 접한 후 "새로운 것은 없다(nothing new)"라고 트윗했던 것도 이미 알고 있는 정보이거나, 예견된 일이였기 때문이라는 것. 미국 정보국은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 테고 단지 CSIS 보고서가 대중에 알려지면서 새롭게 느껴지는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그러나 보고서 자체는 사실이라며 여론이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 위협에 대한 본질을 여러 방면에서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사람들은 위협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 혹은 북한이 전략적 세력을 어떻게 보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북한이 자신들의 탄도미사일 역량과 핵무기가 객관적인 시각보다도 더 파괴적으로 보고 있을 수 있다는 예비적 시각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만일 예상한 대로 800~2000개의 탄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면 한국과 일본에 파괴적인 효과를 낳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것이 잠재적으로 전쟁을 종식시킬 요인도, 전쟁에서 승리할 요인도 아니라고 꼬집었다. 다시 말해, 북한이 생각하는 대량 살상 무기의 용도와 역량이 객관적인 시각과 다를 수 있으며 '지피지기(知彼知己)'를 강조했다.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서명한 합의문에는 미사일에 대한 언급이 없었음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시설 두 곳을 해체한 것을 비핵화의 진전으로 보고 있다.
이에 버뮤데즈 연구원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도 언젠가 향후 협상테이블에 올려져야 한다며 이 부분을 간과한다면 우리는 스스로 속이는(self-deception) 셈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CSIS 보고서는 지난 12일 발표됐다. 보고서에서 조세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일부 기지에서 정비와 소소한 시설 개선 활동이 포착됐다"며 미신고 미사일 기지 20여곳 중 13곳이 유지 및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NYT는 북한이 숨겨진 16곳의 비밀 기지에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정황이 새로운 상업용 위성 사진에 포착됐다며 "엄청난 속임수"라고 보도했다. 새 위성 사진은 북한이 주요 미사일 발사장 해체 작업에 돌입했으나, 이후 폐기 작업을 중단하는 큰 속임수를 쓰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이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 발사를 강화할 수 있는 12개 이상의 기지에 대한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신문은 북한이 결코 인정한 적 없는 탄도 미사일 기지의 존재는 자신의 외교적 성과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 제거로 이어지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도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미국 국무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비핵화를 이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