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S 보고서 작성 버뮤데즈 연구원, RFA 인터뷰서 밝혀
버뮤데즈 “北, 아직도 미사일 체계 보존에 힘쓰고 있어”
靑, 13일 “ICBM 기지는 없어” 주장...정면 배치 논란 예고
[서울=뉴스핌] 하수영 수습기자 = 미국 내 보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14일 “북한의 미신고 미사일기지와 관련해 이미 발표된 삭간몰 기지 외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 4~5곳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CSIS는 북한의 미공개 미사일기지 13곳 중 삭간몰 기지에 관한 보고서를 내놔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CSIS가 4~5개의 ICBM 기지를 확인했고 이에 대한 보고서도 낼 예정”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CSIS의 추가 발표는 지난 13일 청와대가 발표한 내용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의 국제문제전략연구소(CSIS)가 공개한 북한의 삭간몰 미사일 기지 위성사진 [사진=국제문제전략연구소(CSIS) 홈페이지] |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CSIS가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일대에서 미신고 미사일 기지들을 발견했다”며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한미 정보당국이 이미 파악하고 있는 내용이라 (세간의 논란과 같이) ‘기만’이 아니다”라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또 “발견된 미사일 기지들도 ‘스커드’와 ‘노동’ 등 단거리용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IRBM(중거리탄도미사일)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버뮤데즈 연구원에 따르면 북한은 비무장지대(DMZ)에서 가까운 전방에 위치한 전술지역(Tactical belt)에 단거리 미사일을, 중거리 작전지역(Operational belt)에 중거리 미사일을, 그리고 후방의 전략적 지역(Strategic belt)에 장거리 혹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배치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북한은 자신들의 미사일 기지를 보호하기 위해 북한 전역 곳곳에 미사일 기지를 분산 배치했는데 그 중 일부가 삭간몰 기지”라며 “여기에는 엄청난 자원이 투자됐다”고 밝혔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CSIS가 보고서를 발표한 이유에 대해 "북한이 얼마나 미사일 체계를 보존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지 알려주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탄도미사일 체계를 개발‧유지하는 데는 자금, 시간, 인력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데 북한은 지금까지 투자를 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그만큼 미사일을 중시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작년 3월 18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실시했다.[사진=노동신문] |
한편 버뮤데즈 연구원은 “CSIS는 대중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한국, 미국 등의 정책 입안자들이 이 내용을 논의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보고서를 발간한 것”이라고 전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이어 “일부 미국 언론은 우리의 의도를 벗어난 보도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바탕으로 토론이 이뤄지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또 “보고서에 담긴 삭간몰 기지는 (미국의)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혹은 분쟁이 있을 시 북한의 미사일기지 시스템이 파괴당하지 않도록 북한 전역에 퍼져 있는 미사일 체계의 일부”라며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하고 대중들이 이런 사실을 이해하기를 바랐기 때문에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그러면서 “앞으로도 CSIS는 북한의 핵능력, 생화학 능력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며 “우리는 CSIS가 내는 보고서가 논란의 중심이 되기 보다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달성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