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맥스8 여객기의 지난달 추락 원인이 보잉사가 제공한 매뉴얼에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새 기능이 빠져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잉의 최신 기종인 737맥스 시리즈에 탑재된 새로운 기능 중 하나인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이 오작동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기능은 항공 사고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실속(實速)을 방지하기 위해 날개가 양력을 잃을 경우 자동으로 기수를 낮춘다. 이 기능이 가동되면 파일럿이 수동으로 기수를 높이는 것이 불가능해 이 기능으로 인해 추락할 위험이 있을 경우 재빨리 MCAS를 꺼야 한다.
하지만 지난달 추락한 라이온에어 여객기의 경우 양력 측정을 위한 핵심 센서에 고장이 나 기수가 실제보다 높은 것으로 시스템에 입력되자 MCAS가 자동으로 작동됐지만 조종사가 관련 매뉴얼을 접하거나 훈련을 받지 못해 급강하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보잉사는 라이온에어 사고 일주일 후에나 글로벌 안전회보에 이러한 새로운 기능과 이에 따른 위험성을 기재해 보잉사의 최신 기종을 조종하는 상당수 파일럿들이 처음으로 이 사실을 접하고 놀랐다는 입장을 보였다. 라이온에어 여객기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안전 전문가들도 공항 관리자나 조종사들 모두 그러한 새 기능이 탑재된 사실을 들은 바 없다고 전했다.
마이키 마이클리스 전미조종사협회(APA) 회장은 “그러한 기능을 탑재하고도 조종사들에게 알리지 않다니 어처구니없다. 왜 훈련 내용에 포함시키지 않았는가?”라며 비난했다.
이에 대해 보잉은 수동비행 중 MCAS가 극히 드문 상황에서만 발생하기 때문에 매뉴얼이나 훈련 내용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이달 말 쯤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 사고에 대한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당초 개별 시스템이나 조종사의 실수에 초점을 맞추던 조사가 기종 자체의 결함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종 조사 보고서는 6개월 가량 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군과 국가수색구조청은 지난 1일 자바 주(州) 카라왕 리젠시 인근 해역에서 사고 여객기의 비행기록장치(FDR)를 발견했다.
지난 10월 2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소속 보잉 737맥스8 여객기가 189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우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해상에 추락해 탑승자가 전원 사망했다.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 사고 수습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