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미세먼지 농도 최고 116㎍/m³(마포구)까지 치솟아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날도 그런데 그냥 들어가자.”
미세먼지가 태양을 가렸던 11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 기차역 앞 축제 현장도 뿌연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친구들과 함께 축제 행사장을 둘러보던 여대생들이 이내 영화관과 카페가 있는 실내로 향했다. 불쾌지수를 높이는 미세먼지와 급격히 추워진 날씨 때문이다.
당초 친구·연인 단위 참여로 분주하리라 예상됐던 신촌-이대 지역 ‘신이난다 페스티벌’ 현장은 수도권을 덮은 미세먼지 습격에 한산한 분위기였다. 간간이 한 두 팀 정도가 마켓에 진열된 액세서리를 구경하기 위해 발걸음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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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이난다 페스티벌' 행사장이 '미세먼지 습격'으로 한산한 분위기를 띠고 있다. 2018.11.11. zunii@newspim.com [사진=김준희 기자] |
입구에서 팸플릿을 나눠주던 대행사 관계자는 “어제는 사람이 좀 많았는데 오늘은 없는 편이긴 하다”며 “3시 공연 이후에는 음악 소리를 듣고 오시는 분들이 더 많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행사 진행 담당자도 “오늘 같은 경우 유난히 없기는 하다”며 “어제는 미세먼지에도 마스크 끼고 참석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아예 유동인구가 더 없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안내소에서 정해준 신촌-이대 지역 동선을 따라가 도장을 받아오면 사은품을 주는 ‘퀘스트 투어’ 행사가 한창이었지만 휑한 도심에 도장을 찍어주는 10여개의 거점 구간도 찬바람을 맞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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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앞에서 열린 '신이난다 페스티벌' 현장. 2018.11.11. zunii@newspim.com [사진=김준희 기자] |
이날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고 116㎍/m³(마이크로 그램 퍼 세제곱미터)까지 치솟았다. 최고 초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 수준인 87㎍/m³에 달했다. 행사가 한창이던 시각, 서대문구의 초미세먼지 농도도 65㎍/m³로 ‘나쁨’ 단계였다.
막바지 단풍놀이를 즐기고자 집 밖으로 나선 시민들은 대부분 미세먼지에 대비하기 위해 마스크를 낀 채였다. 빼빼로데이를 맞아 데이트하는 연인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신촌 기차역 앞에서 축제 팸플릿을 열어보던 이진영(22·여)씨는 "남자친구와 약속만 없었으면 안 나왔을 것 같다"며 "축제는 이따가 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지면 둘러볼 것 같다"고 말했다.
풍성한 가을 주말을 맞아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를 기대했던 지역 축제 행사장은 휴일 미세먼지 습격으로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