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조선신보 "美 속도조절론 주장하면 대화 필요 없다"
"단계별 동시행동 추진되면 북미대화 성과적으로 진행될 것"
"한반도 비핵화 일부 성과, 모두 북한의 선제적 조치" 주장
"인내심에도 한계 있다. 북미고위급회담이 판별 기회될 것"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0일 "미국이 '속도조절론'을 주장하면서 현상 유지를 선호한다면 구태여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조선신보는 이날 김지영 편집국장 명의의 '조미 대화를 성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전제'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을 거론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지난 2차 방북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폼페이오 장관 페이스북] |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예정됐던 북미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것과 관련, "제재는 유지되고 있으며, 나는 전혀 서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선신보는 북미 고위급 회담의 연기에 대해 "그 배경을 놓고서도 해석이 분분한데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한 가장 합리적이며 공명정대한 단계별 동시행동 원칙의 관철을 전제로 삼는다면 조미대화는 중단됨이 없이 쌍방의 기대와 요구에 맞게 성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조선 측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미국이 취해야 할 행동조치에 대해 잘 알게 됐을 것"이라며 "그런데 미국에서는 조선 측의 신경을 건드리는 곱지 못한 소리들이 계속 울려 나왔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안보 우려가 해소되었다면서 강조하는 성과는 모두 조선이 선제적으로 취한 조치에 의한 것이다. 이에 대한 미국의 화답은 아직도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이어 "조선은 미국 내의 사정을 고려하면서 공동성명 이행 과정에 별의별 일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을 테지만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 고위급 회담이 판별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중국 대련시를 방문하면서 중국 의장대를 사열하는 모습.[사진=조선중앙통신] |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조선신보의 논평이 대북제재 완화 등 북한의 요구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가 병행돼야만 북미회담의 진전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전형적인 북한의 살라미, 예컨대 벼랑끝 전술이자 배짱외교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서두르지 않겠다고 언급하면서 북한이 원하는 비핵화와 대북제재 완화를 맞교환하는 외교전략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며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북한 외부의 홍보매체부터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 전문가는 "북한의 해외 홍보매체가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하면서 고위급회담이 판별기회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북미회담을 할 수는 있는데, 그 전에 북한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뭔가를 갖춰야 한다고 미국을 압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