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9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산 원유와 글로벌 벤치마크가 모두 약세장으로 진입하면서 유가는 빠르게 하락 폭을 늘렸다.
원유 채굴장비[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8센트(0.8%) 하락한 60.19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WTI는 배럴당 60달러 선을 내주며 약세를 보였다. 주간 기준으로 WTI 가격은 4.7% 하락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월물은 47센트(0.7%) 내린 70.18달러를 기록했다. 한 주간 브렌트유는 3.6%가량 내렸다.
이날 유가는 10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사상 최대치로 증가한 미국의 증산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의 산유량 확대 추세는 내년 과잉 공급 우려로 이어지면서 유가를 억눌렀다.
RBC 캐피털 마켓의 마이클 트란 원자재 전략가는 “한 달 만에 이렇게 변할 수 있다니 놀랍다”면서 “시장 분위기는 몇 주 전 많은 사람이 배럴당 100달러를 부르던 수년간 가장 강세에서 2016년 이후 가장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공급 증가 우려에 이어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전망도 동시에 유가를 압박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는 지난달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식어가는 내수와 제조업 활동을 증명해 다시 한번 세계 성장 둔화 우려에 힘을 줬다.
시장을 더욱 빈틈이 없게 할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의 대이란 제재 역시 8개국에 예외를 인정하며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더했다.
번스타인은 “OPEC 수출이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재고가 계속 쌓이고 이것은 유가에 하방 압력이 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의 둔화도 주요 유가 하방 요인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유가 내림세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이 다시 한번 감산에 나설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OPEC+가 배럴당 70달러를 지지하기 위해 감산을 논의할 것이라고 본다.
한편 유전 정보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스는 이번 주 미국에서 가동 중인 원유 채굴장비가 12개 증가한 886개로 2015년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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