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통상임금 신의칙 정책 세미나' 개최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 신의칙 판단기준 되지 않아야"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통상임금 소송에서 신의칙(신뢰와 성실의 원칙)을 적용하지 않으면 총 5만5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김용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8일 통상임금 신의칙 정책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경총] |
한국경영자총협회는 8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통상임금 신의칙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 연사로 참여한 김창배 여의도연구원 연구위원은 "취업유발효과를 분석한 결과 통상임금소송에서 신의칙을 배제하면 총 5만5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만도, 기아자동차 등 통상임금 소송에서 신의칙은 노동자의 임금 청구권 여부를 결정짓는 쟁점이다. 체불임금 지급으로 기업이 운영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재정적이 부담을 지면 신의칙이 적용된다.
하지만 이 신의칙이 불규칙하게 적용되며 노사 모두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의칙 원칙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13년 12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라고 판단하면서 도입됐다.
김창배 연구위원은 "신의칙 적용 요건에 있어 주관적 판단의 개입 여지가 충분해 법적 안정성에 부정적이 영향을 미친다"면서 "어느 정도의 부담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것인지 판단 여부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 통상임금 소송 신의칙 적용 사례를 보면 2015년 1심 판결에선 신의칙 적용이 부정됐지만 2016년 항소심에선 신의칙 적용이 긍정됐다. 만도 사건 역시 2016년 1월 1심 판결에선 신의칙 적용이 긍정됐다가 2017년 항소심 판결에선 신의칙 적용이 부정됐다.
이에 대해 김희성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신의칙 적용 가부의 결정 기준이 '경영적인 지표와 그에 따른 경영상 어려움의 존부'가 되는 경우에 그 판결들은 다분히 자의적이고 형식적인 경향을 보이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 또는 기업존립의 위태로움은 결코 신의칙의 적용 가부를 판단하기 위한 결정적인 법률적 판단규준이 되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불확정적인 상황을 감안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판단할 경우 치명적인 부정적 영향의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는 방향으로 해석,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