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 수년간 뉴욕증시의 IT 대장주를 쓸어 담았던 헤지펀드 업계가 지난달 주가 폭락에 된서리를 맞았다.
기술주가 증시 하락을 주도하면서 이들 종목의 비중을 크게 높였던 헤지펀드가 커다란 손실을 떠안은 것.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양적긴축(QT)과 내년 경제 성장 둔화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성장주에서 방어주로 포트폴리오 교체에 나선 만큼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2일(현지시각) 포트폴리오 분석 업체인 노부스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163개 헤지펀드의 미국 주식 가운데 최소 5%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치는 3년 전 93개 헤지펀드 업체에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최근 3년 사이 헤지펀드가 보유한 IT 성장주 가운데 FANG이 차지한 비중은 무려 75%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과격한 주가 조정으로 인해 관련 헤지펀드가 입은 손실은 상당 규모에 달했다.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지난달 11%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고, 소로반 캐피탈 파트너스 역시 같은 기간 9%의 손실을 냈다.
글렌뷰 캐피탈 매니지먼트와 써드 포인트의 손실 규모도 각각 11%와 6.7%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파암코 프리스마의 스콧 워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FANG을 포함한 IT 비중 확대는 달리는 말에 올라탈 것인가 아니면 낙오되는가의 문제였다”며 “IT 섹터의 상승 열기가 점차 소수 종목으로 좁혀졌고, 지난달 급락에 충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생명공학 섹터 역시 헤지펀드 업계가 공격 베팅했다가 낭패를 본 사례에 해당한다.
지난달 글로벌 증시의 시가총액이 5조달러 가까이 증발한 가운데 뉴욕증시의 S&P500 지수는 7%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10월 기준 2008년 이후 최대 손실에 해당한다.
모간 스탠리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가 지난달 7.2%의 손실을 기록해 주식펀드의 평균 손실 규모인 4.0%를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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