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관계자 "北소장, 개성까지 오는데 3~4시간…부담 큰 듯"
"북한측 소장은 실질적 결정권 없어...정례회의 아닌 수시로 만나기로"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개성 남북공동연락소에서 주 1회씩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던 남북 소장회의가 북측 사정상 사실상 사라진다.
1일 정부와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9월 18일부터 매주 정기회의가 열렸지만 북측 소장이 평양에서 개성까지 오는 시간이 많이 소요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북측 소장은 그동안 정례회의에 빠진 경우가 많았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정기적으로 소장회의가 열릴 필요성이 있는지를 두고 말들이 많다”며 “소장회의가 없어도 24시간 소통채널인 공동연락사무소가 정말 활발히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측 소장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평양에서 개성까지 오는데 3~4시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담을 많이 가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평양에서 개성까지의 거리는 170㎞ 정도다. 북한 정치구조의 특성상 결정권이 없는 전 부위원장 입장에선 매주 1회씩 개성 연락사무소를 찾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정부도 주 1회 소장회의 없이도 연락사무소가 소통 창구로서의 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개성=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남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외 주요 참석자들이 지난 9월 14일 오전 북한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앞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현판 제막식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18.09.14 |
실제 전 부위원장은 연락사무소 개소 당일인 지난 9월14일과 같은 달 28일에만 소장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천 차관은 9월21일과 10일12일, 10월19일 북측 부소장인 황충성 조평통 부장과 소장회의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북측은 전 부위원장의 불참과 관련해 별도의 사전설명을 하지 않았다.
남측 소장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소장회의 개최 여부와 관계없이 주 1회 개성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주 1회 소장회의 개최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구성·운영에 관한 합의서’ 제4조 운영 및 관리 3항의 내용이다.
현재 정부는 주 1회 정례회의라는 틀은 유지하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정례회의가 아닌 수시로 만날 수 있는 비정기 회의로 만남의 형식을 바꾸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문을 연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합의 사항을 바꾸는 것이 남북 모두 부담감을 느낄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 지킬 수도 없는 원칙적인 주 1회 소장회의를 계속 끌고 갈 수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천 차관은 이날 개성 공동연락사무소에서 전 부위원장과 정례소장회의를 개최한다. 지난 9월28일 이후 34일만이다. 이 자리에서 천 차관과 전 부위원장은 소장회의 주 1회 개최와 관련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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