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가 세계경제의 뇌관 중 하나로 꼽히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당사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에 대해선 "경제와 물가에 있어 상방 보다는 하방 리스크가 우세하다"면서도 "물가상승 모멘텀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하방리스크가 현실화되면 "금융완화 확대도 있을 수 있다"며 구체적인 수단으로 금리인하와 자산매입 확대 등을 꼽기도 했다. 다만 현 시점에선 "금융완화 확대가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구로다 총재는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 나섰다. 그는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해 "미국 금리 상승을 배경으로 주가가 하락해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가 강해졌다"며 "(투자자들이) 무역 문제에 대한 불안감도 의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구로다 총재는 "세계경제의 펀더멘탈은 양호한 상태에서 변화하지 않았다"며 "주가의 움직임이 금융시장 전체나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선 "당사국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무역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경제에 대해선 "현 단계에선 정확하게 얘기하긴 어렵다"고 전제하면서 "당국이 재정정책을 기동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점 등을 보며 대체로 안정적인 성장경로를 밟을 것 같다"고 했다.
구로다 총재는 "일본 국내 경제는 완만하게 확대되고 있으며, 물가는 2%를 향해서 서서히 상승률을 높여가고 있다"면서도 "경제나 물가 면에서 상방보다는 하방 리스크가 우세하다"고 지적해 향후 주의 깊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그는 하방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금리 인하와 자산매입 확대 등 금융완화 확대 카드를 꺼낼 수 있다고 했지만, 동시에 "현재 시점에선 (금융완화 확대가) 필요하지 않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일본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마이너스 0.1%로 동결하기로 했으며, 10년물 국채 금리는 제로 퍼센트 부근으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은행 측은 "상당 기간 장단기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예정"이라면서 지난 7월 도입 당시와 같은 내용의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함께 공개된 분기 보고서에서 BOJ는 내년 3월 끝나는 현 회계연도 근원 소비자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0.9%로 종전에 제시했던 1.1%보다 낮췄으며, 2019 회계연도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5%에서 1.4%로 내려 잡았다.
이후 2020 회계연도에는 물가 상승률이 1.5%일 것으로 내다봤다. 역시 종전 보고서에서 제시한 1.6%보다 낮아진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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