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5성급 호텔‧카지노 등 건설계획…中과 합작투자 원해
中 기업들, 선뜻 결정 못해…“대북투자 불신 기조 때문”
“불안한 北 정세‧낮은 수익성 등 불안 요소 너무 많아”
[서울=뉴스핌] 하수영 수습기자 = 북한이 외자 유치를 목적으로 원산에 건설 중인 대규모 관광단지에 중국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나 중국 기업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1일 “북한 관료들이 중국을 방문해 건설 소요 자금을 끌어오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은 대북 투자 불안감으로 인해 쉽사리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뉴스핌] 원산의 한 호텔 전경 |
◆ 원산관광단지 어떤 곳인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원산을 싱가포르처럼 만들겠다”는 포부 아래 원산갈마반도에 건설되고 있는 대규모 관광 특구다.
원래 원산-금강산 국제관광특구로 개발할 예정이었으나, 원산만 원산갈마지구로 분리해 특구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현재 원산관광지구 개발에는 엄청난 자금과 물자·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관광지구 공사에 동원된 인원이 약 10만명에 이른다.
RFA는 지난 10일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내년 4월까지 공사를 마치기 위해 각 지방에서 돌격대원을 모집해 공사에 투입하는 한편 공사에 필요한 물자들을 대대적으로 수거하고 있다”며 “동원된 돌격대원들은 하루에 2시간 정도만 자면서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뉴스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 北, 원산관광단지 개발에 사활 건 이유...김정은 출생지설 파다
북한이 원산관광지구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에 대해 대북 전문가들은 "원산이 김 위원장의 출생지라는 점, 그리고 이곳이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원산 출생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일부 다른 의견도 존재하는 등 진위 여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탈북자들은 ‘원산 출생지설’에 동의하며 이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탈북자 김동남 씨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원산 주민들은 다 김 위원장이 그곳에서 태어났다는 걸 알고 있다”며 “북한당국이 원산군민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원산에서만 사용하도록 한 것을 보면 김 위원장이 얼마나 원산을 중시하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원산은 지리적 특성상 북한이 여러 목적의 개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하다. 금강산, 마식령스키장이 인접해 있는 것은 물론 명사십리해수욕장 등 주요 관광명소가 자리잡고 있다. 또 국제비행장도 갖췄다.
평양, 함흥 등 북한의 주요 도시와 연결성도 좋다. 또 동해안으로 철길이 나 있어 남한과의 교류 거점이 될 수도 있다. 남북 협력 결과에 따라 도로 연결작업까지 이뤄진다면 도로를 통해 남한으로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뉴스핌=사진공동취재단] 마식령스키장 남북공동훈련에 참가한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상비군들과 북한 국가대표 및 선수들이 지난 1월 31일 북한 강원도 원산 인근에 위치한 마식령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하고 있다. |
◆ "투자자에 지하자원 우선 개발권 주겠다"...선심성 인센티브로 中 투자 유도
북한은 원산에 호텔, 카지노 등을 지어 외국인관광객을 유치하는 한편 원산관광지구-원산시-마식령스키장 등을 잇는 관광상품을 만들어 한해 최대 100만명까지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RFA는 현지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이 같은 계획을 달성하고자 중국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를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변경도시의 한 소식통은 “북한은 해외 투자자가 100% 지분을 갖는 형태의 투자보다는 합작 형태의 투자를 원하고 있다”며 “중국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관광특구 투자자에겐 북한 지하자원 우선 개발권을 주겠다’는 인센티브까지 주겠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런 인센티브를 주는 건 중국 회사들 가운데 대북 투자에 불신이 깊은 경우가 많고 이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인데, 중국 기업들 가운데는 지하자원 개발에 관심이 없는 기업도 많아 큰 효과는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대북 투자에 중국 투자자들이 큰 관심이 없는 이유는 불안한 북한 정세, 낮은 수익성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툭하면 외국인, 특히 중국인의 출입국이 제한되는 상황이 발생하니 어느 중국 투자자가 선뜻 투자를 결정하겠느냐”며 “북한 관광시설물은 1년에 절반도 가동되지 못해서 투자비 회수는커녕 시설물 유지에도 버거운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2014년 10월 24일부터 2015년 3월 2일까지 에볼라 바이러스 유입을 막는다며 모든 외국인 입국자를 3주간 국경지역에서 격리, 외국인의 출입국을 막았다.
소식통은 “당시 북한 관광상품을 판매했던 중국 여행사들은 여행비 환불, 손해배상 등을 하느라 크게 손해를 봤다”며 “중국 여행사들은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고 전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