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北 당국, 공사에 쓰일 시멘트 연일 독촉” 주장
공사 필수품 철강재는 ‘대북제재’…밀수입 예상
단둥 해관 관계자 “中 세관도 北 시멘트 독려 사업에 협조"
[서울=뉴스핌] 하수영 수습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독려 중인 원산 관광지구 개발에 필요한 시멘트 등 건축 자재를 구입하기 위해 중국 주재 북한 외화벌이 일꾼들이 큰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설이 나왔다. 또 이 같은 물품 구입‧반출에 중국 세관 당국이 협조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3일 복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직접 중국 주재 무역 일꾼들에게 연일 ‘시멘트 과제’를 시키고 독려하고 있다”며 “이는 일꾼들의 연말 총화(일정 기간의 활동‧업적 등을 종합해 정리)에 직접 반영될 예정이라 일꾼들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평양=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6일 평양 거리에 무궤도 전차가 보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
RFA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연말이 오기 전에 원산 관광지구 뼈대를 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이를 위해 중국 주재 무역 일꾼들뿐만 아니라 식당 지배인들까지 시멘트 과제에 동원하고 있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 소식통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북조선으로 나가는 물품 중 시멘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초봄이 되면 모든 북조선의 중국 주재 무역 일꾼들이 비료나 비닐박막 과제를 부여 받지만 이번엔 겨울이 오기 전에 원산 관광지구 건축물 골조 공사를 마무리하고자 시멘트를 일꾼들의 공통 과제로 할당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철강재 밀수입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단둥의 한 대북소식통은 “원산관광지구 건설에는 시멘트뿐만 아니라 철강재도 꼭 필요한데 시멘트와 달리 철강재를 수출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아마 철강재가 유엔 안정보장이사회가 정한 대북제재 금수품에 포함돼 있어 정상적인 경로가 아닌 은밀한 경로로 가져가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뚱강(東港)이나 좡허(庄河)는 큰 배가 들어와서 밀무역을 할 수 있는 곳인데 여기가 중국-북한 밀무역 경로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와 관련해 단둥 해관(항구에 설치된 관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무역 관계자는 ‘중국 세관이 북한의 철강재 밀수입에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도 내놨다.
관계자는 “시멘트 포대를 가득 실은 차량이 지나가도 단속을 거의 하지 않고 해관에 설치된 축중기(철도 차량의 한 쌍의 바퀴가 레일 면에 미치는 무게를 재는 기계)도 잘 쓰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