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등 10여곳 출시 예정...전산작업 박차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퇴직연금 가입자들은 이번주부터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에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저축은행 예·적금은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평균 0.7%포인트 가량 높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저축은행은 전용상품 개발을 마친 뒤 막바지 전산 테스트에 한창이다.
29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다음달 1일 퇴직연금 전용 예금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첫 개시다. 회사 관계자는 "시중은행 2~3곳과 계약을 체결해 상품 개발을 마쳤다"며 "현재는 막바지 전산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중앙회 전산망을 사용하는 다른 저축은행 10여곳도 11월 초 퇴직연금 전용상품을 선보이기로 하고, 마지막 점검을 하고 있다. 독자 망을 쓰는 IBK, 신한 등도 다음달 중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고,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은행, 증권사 12곳과 현재 논의 중이다. 상품 대부분은 저축은행 이용고객 특징에 맞춰 적금이 아닌, 예금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 관련규정 개정 절차를 완료해 저축은행 예·적금을 퇴직연금의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추가했다. 지금까지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상품은 은행 예·적금과 금리확정형 보험상품, 원금보장형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만 가능했다.
이는 원리금보장상품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난해 92%), 퇴직연금 수익률이 1%대에 불과한 실정을 감안한 방안이다. 은행(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 8월 기준 1.97%)보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2.64%) 상품을 편입해 낮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고자 한 거다.
이후 지난 3개월 동안 저축은행들은 잇따라 퇴직연금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기업신용등급(ICR) 평가를 받았다. 퇴직연금 원리금보장상품 제공 금융기관이 되려면 신용등급이 BBB-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금융기관만에 해당되는 요건이다.
현재까지 국내 79개 저축은행 중 21곳이 퇴직연금 시장에 진출하고자 신용등급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별 저축은행을 보면 A- 등급 이상에 IBK·KB·신한·NH 등 은행 및 금융지주계가, BBB- 등급 이상에 유진·페퍼·OSB·JT 등이 포진해있다.
다만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기대감이 다소 엇갈린다.
저축은행업계 A 관계자는 "예대금리 마진 의존이 높은 저축은행 특성 상, 수신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이 늘어나 긍정적"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대출금리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B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어느정도 규모가 있어 승산이 있는 시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C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원래 금리가 높아 수신에서 경쟁력이 있고, 수익성에 도움이 되려면 수신보다 여신이 몰려야한다"며 "또 위탁판매를 하려면 전산개발, 인력 채용 등의 비용이 드는데 이 이상 수익이 안나면 의미가 없다. 크게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