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등 북마리아나 제도 태풍 경보 해제
북마리아나 제도 생활고 위기 우려…최소 1명 사망
'잠정 폐쇄' 사이판공항 이르면 28일 재개
[서울=뉴스핌] 김세원 조재완 이고은 이홍규 기자 = 미국령 북마리아나 제도를 강타한 초강력 태풍 '위투'가 필리핀으로 향하고 있다. 북마리아나 제도의 태풍 경보는 해제됐다.
26일(현지시간) 필리핀 현지 언론 필스타에 따르면 필리핀 기상청(PAGASA)은 위투가 필리핀 해상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세력은 이전보다 조금 약화된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위투의 중심부근 최대 풍속은 무려 180㎞에 달하며, 시간당 최대 220㎞의 돌풍을 동반한다. 현재 필리핀을 향해 시간당 20㎞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위투는 현지시간으로 27일 오전 필리핀 해상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매체는 이르면 29일 오전 이사벨라주(州)와 카가얀주에 열대성 사이클론 경고 주의보가 내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는 30~31일 루손섬 북부와 동부 지역에 피해가 예상되며, 루손섬의 북부와 중부 지역에서 29일 오전부터 태풍으로 인한 폭우가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초강력 태풍 '위투'가 할퀴고 간 북마리아나제도 티니안섬.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사이판·티니안 할퀸 '위투'…"생활고 초래 우려"
앞서 위투는 시속 약 286㎞를 동반하며 25일 북마리아나 제도의 사이판 섬과 티니안 섬을 강타했다. 북마리아나 제도 랄프 토레스 주지사에 따르면 이번 태풍은 1968년 이 지역을 강타한 태풍 '진(Jean)' 이후 가장 강력하다.
이에 따라 북마리아나 제도의 건물과 인프라가 파괴됐을 뿐아니라 정전과 단수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현지인 수백명이 난민 신세가 됐다. 현지인들의 생활고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사이판에 거주하는 여성(44) 한 명이 무너진 건물에서 몸을 숨길 곳을 찾다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마리아나 제도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미국령으로, 약 5만2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사이판이다.
사이판 병원은 응급실에서 133명을 받았으며 3명은 중상을 입어 수술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이 병원은 사이판에서 유일하다.
위투의 직격탄을 맞은 티니안에서는 대부분의 가옥이 파괴됐다. 가옥 일부가 돌무더기가 됐을 정도로 이번 태풍은 강력했다.
티니안의 한 현지인은 "집이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욕실 안으로 숨어야했다"며 "문자 그대로 콘크리트 집이 흔들렸다"고 USA투데이에 말했다.
토레스 주지사는 현재 구호 및 구조 활동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거주지를 잃은 주민들을 위해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즉각적인 인도적 구호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음식과 물, 세면도구 함, 방수천막과 임시 수용시설을 위한 자원 등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수습 진행 중…외교부"군 수송기 투입"· 사이판 당국 28일 공항 재개
북마리아나 제도 국토안보 및 비상대책국(HSEM)은 현장대책반이 도로 잔해와 파편들을 정리하는 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통근 차량과 구조요원 등 현장대책반 이동을 위한 도로 정비 작업이 우선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당국은 주요 도로 위로 쓰러진 전신주와 전선 등은 아직 정리되지 않아 교통 흐름은 원활하지 않으며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현재 사이판과 티니안의 태풍 대피소는 만원이다. 현재 840명이 이 곳 대피소에 몸을 피했으며 앞으로 그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통신이 간헐적으로 두절됐으며 문자 메시지와 전화도 중간 중간 끊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위투에 피해를 입은 사이판 국제공항은 27일까지 잠정 폐쇄 조치를 내렸다. 현재 한국인 관광객 1800여명의 발이 묶여 있다. 28일 부분적으로 공항 운영이 재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외교부는 이날 오후 "사이판 국제공항의 임시 폐쇄로 인해 약 1800여명으로 추정되는 우리 국민 관광객들이 귀국 항공편이 재개되기를 기다리며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사이판 공항 재개가 늦어질 경우 내일(27일) 군 수송기 1대 파견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국토부, 국방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기관과 이날 오전 11시 30분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