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공동유해발굴 추진 지역서 24일 첫 발견
인식표·대검 등도 발견…고 박재권 이등중사로 확인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수습 유해 DNA 분석 예정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9.19 남북군사합의서의 남북 공동유해발굴 이행을 위한 지뢰제거 작업 중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처음으로 국군전사자 유해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유해는 전날인 24일 화살머리고지서 발견됐으며 지표면에서 허벅지뼈가, 지표면 아래 약 20㎝ 깊이에서 갈비뼈와 두개골편을 수습했다. 현재 2구로 추정되고 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유해와 함께 인식표 1개, M1대검, M1탄도 발견됐다. 인식표에는 국군을 지칭하는 '대한 8810594 PAK JE KWON 육군'으로 표기돼 있다.
인식표의 주인공은 당시 전사(戰史)와 매‧화장 보고서, 부대 전사자 명부 등을 통해 6.25전쟁 당시 국군 2사단 31연대 7중대 소속의 고 박재권 이등중사(현재의 병장)로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4일 화살머리 고지서 국군전사자의 유해를 발견했다.[사진=국방부] |
국유단은 인식표가 유해와 함께 발견됨에 따라 유해가 국군전사자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유해의 정확한 신원은 유해 DNA 분석을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국유단은 고 박재권 이등중사가 2남 3녀 중 장남으로 현재 여동생 2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여동생들로부터 DNA 시료를 채취해 식별된 유해와의 일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화살머리고지는 6. 25 전쟁 당시 남북이 치열하게 전투를 했던 강원도 철원 일대 '철의 삼각지' 전투지역 중 하나다. 1951년 11월부터 1953년 7월까지 국군 2·9사단, 미군 2사단, 프랑스대대와 중공군이 전투를 벌였다.
화살머리고지 지역에는 국군 전사자 200여명, 미군·프랑스 전사자 100여명 등과 그리고 북한군과 중공군의 유해도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 박재권 이등중사가 소속된 국군 2사단과 미군 9군단이 참전한 화살머리고지 전투는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7월 6일부터 11일까지 2차례에 걸쳐 치열하게 전개됐다. 고 박재권 이등중사는 전투가 끝나기 하루 전인 7월 10일 전사했다.
[철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2일 오전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 GP 앞에서 현지부대 및 132공병 지뢰제거팀이 DMZ 내 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2018.10.02 |
한편 이날 화살머리고지 현장에서는 엄숙한 분위기 속에 발견된 유해에 대한 태극기 관포, 약식제례 등이 진행된다. 유해는 임시 봉안소에 안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군 당국은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한 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통해 내년 4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공동 유해발굴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남북은 공동유해발굴에 앞서 사전작업으로 지난 1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를 기한으로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지뢰·폭발물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24일 기준으로 지뢰 14발, 폭발물 187발, M1소총 및 대검 등 총 1252점이 발견됐다.
국방부는 "마지막 6.25 전사자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한 국가의 의무와 책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