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 EU 정상회의서 별다른 제안 안 한 채 합의 의지만 강조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를 두고 여전한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양측 모두 일단 전환 기간을 연장하는 쪽으로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텔레그래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EU 정상들이 모인 만찬 자리에서 수개월째 교착 상태인 핵심 이슈에 관해 새로운 제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메이 총리는 대신 전환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할 준비가 돼 있으며, 협상이 지속될 수 있도록 “창의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세바스찬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메이 총리와의 회동 뒤 “메이 총리가 언급한 것의 상당수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면서 “다만 메이 총리가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낸 것은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미셸 바니에르 EU 브렉시트 협상대표는 양측 합의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외교 관계자들을 인용, 바니에 대표가 아일랜드와의 국경을 세우는 대신 ‘2단계’ 안전장치를 시행하는 방안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받아들인다면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1년 더 연장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주 영국에 비공식적으로 제안된 것으로 알려진 이 계획에는 당초 2020년 12월까지 21개월로 합의됐던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1년 연장하는 방안이 포함됐는데, 이 경우 영국과 EU는 새 무역 합의를 도출할 시간을 벌어 북아일랜드 문제를 따로 특별히 논의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다만 전환 기간을 연장하면 EU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는 독일 의회 관계자들의 반발을 막아야 하며, 영국이 EU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양측이 합의를 마무리 짓기 위해 내달 브렉시트 관련 특별 EU 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인지 여부도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으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는 “필요하다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앞으로 상황을 판단해가며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 공식 EU 정상회담은 12월에 예정돼 있다.
한편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이 총리가 9일 150명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브렉시트 협상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