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이달 중 고용대책 발표
기업 투자 활성화 방안 고심…규제·절차상 문제 해결
9개 고용·산업위기지역 일자리 대책…"새로운 시각 접근"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가 최근 1년 가까이 장기화되고 있는 '재난' 수준의 고용 위기 탈출을 위해 또 다시 기업 투자 활성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전 정부에서도 고용 위기시 한시적인 기업 투자 활성화 방안 등을 발표하긴 했지만 이번 정부 대책에서는 그 규모와 대상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주요20개국) 재무장관회의 겸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총회를 마치고 귀국하면 이달 안에 경제관계장관회의를 거쳐 추가 고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14일 전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발리에서 돌아오는데로 늦어도 2주 안에 일자리 관련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 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월 13일(현지시간) 웨스틴호텔에서 동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기자단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김 부총리는 일자리 대책 방향으로 크게 3가지를 내세웠다. ▲경제 활력·일자리 확충을 위한 투자 활성화 ▲일자리 창출력 제고를 위한 혁신성장(규제혁신) ▲지역과 산업별 맞춤형 일자리 지원 등이다.
특히 투자 활성화 방안으로는 세제 등으로 추가 유인을 부여하거나 규제나 절차상 걸림돌을 풀어 주요 대기업 투자에 물꼬를 튼다는 계획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의 강남구 삼성동 105층 신사옥 건립과 관련, 국토교통부의 수도권 정비위원회 심의에 속도를 내거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신설이나 추가 생산라인 구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 등이 검토대상으로 거론된다.
또 세제 지원 방안으로는 유류세 한시적 인하가 예상된다. 과거 2000년과 2008년에도 각각 2개월, 10개월 간 한시적으로 휘발유 경유 등에 대해 유류세 인하를 추진한 경험이 있다. 정부는 유류세 한시적 10% 인하시 휘발유 82원/리터(ℓ), 경유 57원/ℓ, LPG부탄 21원/ℓ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민간 투자를 지원하겠다"며 "특히 규제 등 절차상 문제로 애로를 겪는 대기업의 큰 규모 투자는 부처 협의를 통해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투자 지원 프로그램 등을 상당히 큰 규모로 하겠다"며 "검토 중인 내용은 유류세 한시적 인하"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김 부총리는 이번 오랫동안 풀지 못한 핵심규제 해소 방안과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9개 고용산업위기지역 맞춤형 대책을 담겠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앞서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9개 고용·산업위기지역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는 전체적으로 일자리 상황이 엄중한 상황"이라며 "특히 문제가 다른 곳보다 심각한 9개 고용·산업 위기지역의 일자리 사업과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
김 부총리가 언급한 9개 고용·산업위기지역은 울산, 통영, 군산 등 주로 제조업 중에서도 조선업이 밀집한 지역이다. 최근 몇년간 글로벌 경기 악화와 중국 등 후발주자 등의 견제가 심해지면서 국내 조선업 경기는 악화 일로를 겪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한때 전세계 조선업계를 호령했던 굴지의 기업들이 최근들어 구조조정, M&A 등을 통한 고육책으로 살기 위한 전쟁을 하고 있다"며 "기업과 정부가 이에 대한 위기의식을 갖고 하루 빨리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는 별도로 정부 차원에서의 단기적인 청년 일자리 확대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재부, 행안부, 고용부 등 관계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10차 정책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청년들의 수요 등을 감안해 공공기관들로부터 하반기 중 추가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체 공공기관에서 올해 안에 5000명 내외의 체험형 인턴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공공기관들에게 청년인턴 등 단기 일자리 채용 확대 등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업기간이 최단 2개월 이상인 단기 일자리를 만들어 취업준비생 등에게 직장경험을 쌓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노동시장 은퇴를 준비하는 신중년과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불용이 예상되거나 이·전용 가능 예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증가 폭이 8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에 머물며 고용 부진이 장기화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월 취업자 수는 2705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5000명 늘었다. 하지만 한창 일할 나이대인 30~39세 취업자는 10만4000명 줄었고, 40~49세 취업자 역시 12만3000명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30~40대 청장년층 취업자 감소 규모가 22만7000명에 달한 것이다.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 취업자는 23만3000명 늘어 연령대별로 볼 때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베이비붐 세대(1955년 한국전쟁 이후 일어난 출산 붐으로 태어난 세대)가 은퇴하면서 여기에 해당하는 60대 이상 고령자들이 취업 현장에 많이 쏟아져 나온 탓이다.
또 15~29세 청년 취업자는 6000명 늘어 거의 제자리 걸음했고, 50~59세 중년 취업자는 3만3000명 늘었다.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취업자수가 18만8000명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른 실업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월평균 실업자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만2000명 늘어난 106만5000명을 기록했다. 외환위기의 후폭풍에 시달리던 1999년 133만2000명을 기록한 이후 가장 많다. 3분기에 실업자가 100만명을 넘은 것도 19년 만에 처음이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