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내 트럼프 대북정책 불만 고조…민주당 승리 시 北견제 강화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북한이 오는 11월 있을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를 누구보다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8일자 분석 기사에서 북한이 다가올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줄어들면 지금까지 진행된 북미 간 대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는 않을까 불안에 떨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문에 공동으로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민주당은 하원에서는 물론 상원에서까지 민주당에 다수당 입지를 내어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의회 관계자들은 민주당이 하원이나 상원을 장악하게 되면 공화당이 추진하는 정책들을 본격적으로 가로막으려 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미 테리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은 “북한이 미국의 중간선거에 매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테리 전 분석관과 미국 소재 한국 외교관들은 중간선거 관련 모니터링이 유엔 내 북한 관계자들에 의해 대부분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가 끝난 뒤 의회에 손발이 묶여 더 이상 북한 이슈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북한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리 분석관과 차 교수는 북한 관계자들이 러시아 선거 개입이나 기타 스캔들을 이유로 트럼프에 대한 탄핵 움직임이 가속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의 중간선거에 관심을 갖는 것이 특별할 것은 없다며, 이전에도 그래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대면을 하고 협상을 했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번이 일생에 한 번 있을 (북미) 협상 기회라 여기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중간선거를 초조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 의회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두고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북한이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FP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일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가 김정은 체제에 적법성을 부여한 것 아니냐는 의견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받은 것 없이 너무 큰 양보를 해줬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고위 민주당 의회 관계자는 “(북미 간) 이 모든 거짓 협의 내용과 허울뿐인 협상 내용에 우리 모두 점차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주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북한과의 협상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하면서,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 회담에 대해서도 의회는 브리핑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몇몇 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민주당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상원이나 하원에서의 다수당 확보에 성공할 경우 즉각 북한 관련 청문회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회가 북미 간 핵 협상을 감독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추진할 전망이다.
kwonjiun@newspim.com